눈 오는 날 two /오순화
창밖에 눈이 내린다
이른 아침 간간히 날리던 눈발이
하롱하롱 봄날 꽃잎처럼 내리고 있다
커피물이 끓는다.
찻잔 속에 피어나는 커피향속에는
분실된 기억들이 옹기종기 모여
잊혀진 사랑 깨운다
커피 한 모금엔 그대이름
커피 두 모금엔 그대얼굴
커피 세 모금엔 그리움이
만지작거리는 찻잔의 따뜻함은 그대손길인가
차가운 손 어루만진다
가슴 따뜻했던 사람에게
송이송이 하얀 꽃송이로 전하는 말
‘차 한 잔 하실까요’
창밖에 눈이 내린다
하늘나라 선녀가 오늘은 내 맘인 듯
하얀 눈꽃을 마구마구 뿌려준다
어느새
창문 밖 감나무에도 흰눈이 살포시 앉았다.
까치밥 위에 까치 파다닥 날개짓하며 날아오르고
난 장막을 두른 하늘에 수많은 사연들을 걸어둔다.
눈 오는 날은 추억들이 참 예쁘다
눈 오는 날은 그대 얼굴 참말로 그립다.
창밖에 눈이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