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와 서해의 엉뚱한 다툼 솔새김남식
강원도 속초사는 사람들이 충남 태안으로 놀러 가서 보니
자기들도 바다가 있다고 자랑을 했다
그래서 속초사는 사람이 코웃음 쳤다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동해가 진짜 바다이고
섬과 섬 사이에 있는 서해는
바다가 아니고 그냥 호수라고 말 했다
그리고 요따만하게 치는 서해의 파도와
이따만하게 치는 동해의 파도와는 같을 수가 없다며
깨끗한 모래 해변의 동해와 갯벌의 서해와는
격이 다르다고 따졌다.
해 뜨는 것만 실컷 보고 사는 동해 사람들과
해지는 것만 실컷 보는 서해 사람들과의 싸움은
주꾸미와 낙지 안주로 소주를 밤새 마셨어도
쉽게 끝나지가 않았다
그래서 태안 사람들이 속초에 놀러 오면
오징어와 대게로 안주하여
해가 뜰 때까지 밤새워 마셔 보자고 하자
옆 테이블에 마침 남해에서 놀러 온 사람들까지 거들었다
동해와 서해가 서로 싸우면 태평양으로 마실 갈 때
바닷길을 열어 주지 않겠다고 하며
우리집에 놀러 오면 해삼과 전복을 안주하여
온종일 마셔보자고 해서
동해와 서해의 엉뚱한 다툼은 일단락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