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자
뱀 한 마리가 있었다. 뱀의 꼬리는 언제나 머리가 가는 대로 따라가야만 했다.
그래서 꼬리는 항상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꼬리는 머
리에게 불만을 호소했다.
「나는 왜 매일 네 꽁무니만 따라다녀야 하는지 모르겠어. 넌 언제나 네 마음대
로 나를 끌고 다니찮아.」
「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너는 앞을 볼 수 있는 눈도 없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도 없잖아. 또 생각할 수 있는 귀도 없잖아. 또 생각할 수 있는 머리도 없어.
난 나 자신만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다 너를 보호하려고 너를 끌고
다니는 거지」
「 흥! 그런 말은 독재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지!」
「 그래? 정 그렇다면 어디 한번 네가 직접 해보렴!」
「 정말? 자, 그럼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
꼬리는 기뻐하며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곳은 가시덩굴이 많은 곳이었는
데,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시가 점점 몸 속 깊숙이 박혔다.
결국 꼬리는 머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머리가 말했다.
「큰일 날 뻔했잖아! 이제부터는 내가 앞장설게.」
그러나 꼬리는 계속 고집을 부렸다.
「아니야! 이젠 정말 자신 있단 말이야!」
그리고는 다시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만 불타고 있는 숲
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주위가 점점 뜨거워지더니 순식간에 불덩이가 몸을 빼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머리는 꼬리와 함께 불에 타 죽고 말았다.
◈ 『 탈무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