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 사적만남은 아니고 무디즈 행사에서 였습니다
순수소년님이 시노자키 아이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그래? 그럼 나는 츠보미나 만나러 갈까? 하며 우발적으로 갔던건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세운 계획적 만남이었습니다 ㅋ
만나는 당일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로 향했는데 비행기 안에서 저는
'아차... 츠보미와 만나게 될텐데 두꺼운 코트로 꽁꽁 싸매고 있다니' 하는 실수를 깨닿고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최대한 얇고 부드러운 옷감의 겉옷을 샀습니다
다행히 도쿄는 아직 그렇게 춥진 않아서 견딜만 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얼마전 발매한 초절품 소프 소녀 츠보미에 대한 이벤트였습니다
얼마전 모 공기업 사장님이 일본 출장가서 방문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그 소프란도 컨셉물입니다
이벤트장에 들어가니 앞에 도착한 팬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팬들에게 둘러쌓여 츠보미는 보이지 않았고...
몇분 후에야 포토타임이 멈추고 안개속에서 선녀가 나타나듯
팬들 사이에서 츠보미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인 차례를 기다리는 저는 극도의 긴장감과 흥분에 안절부절, 허둥지둥,
이벤트 홀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하하하하 그렇소, 나 이런데 처음 와봤수다!' 라는 외침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제 차례가 다가오고....
하아...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내 눈앞에 츠보미가 있고 나와 츠보미가 손을 맞잡고 웃고있는 츠보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황...
사진을 찍으려 포즈를 잡는데 츠보미가 팔짱을 꼈습니다.
(가족을 제외하고) 태어나서 처음 껴보는 여성과의 팔짱이 츠보미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츠보미가 머리까지 맞대어 왔습니다. 팔짱은 마음에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기에 견딜수 있었는데
이건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츠보미의 머리가 제 이마에 닿은 순간 저의 영혼은 대기중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혼절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말로 당시 얼마간의 기억이 제대로 안나요 ㅋㅋ
최근, 길거리를 가다가도 그 순간과 느낌이 떠오르면 미친놈처럼 히죽대고 있어서 고생입니다
오늘 저 사진을 제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했습니다
누가 그 사진을 보고 여자친구냐고 물어보면 아무대답도 안하고 그냥 웃을 겁니다.
츠보미쨩에게 받은 싸인과 츠보미쨩의 살이 닿은 옷입니다.
저 옷은 현재 옷장이 아닌 제 이부자리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죽어도 안팝니다
싸인을 받으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특별한 리액션은 없이 관광하러 오셨냐고..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가시길 빈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틀에 박힌 저 한마디가 저에겐 사랑 고백처럼 들렸습니다
아... 말이 안나오더군요 제대로 숨쉬기도 힘든상황이었으니까요
뜨거운 감자- 고백의 노래가사처럼,
이게 아닌데 내맘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말이 남았는데
라는 가사처럼 제 마음은 답답해져만 갔습니다.
한국에서 대단한 인기예요 정도의 말 밖에 못한거 같네요 ㅠㅠ
앞으로도 응원해 주세요라는 츠보미의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비록 제 생일이란 사실을 홈쇼핑 사이트의 회원정보관리 서버밖에 모르고 있었던 20대의 어느 생일날이었지만
분명 앞으로도 더 없을 제 인생 최고의 생일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