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을 잇는 트로트계 신예가 나타났다. 지난 15일 장윤정의 사회로 진행되는 ‘전국 TOP 10 가요쇼’에 출연한 김시연(28)은 화려한 몸짓으로 인도풍 트롯음악인 ‘샤카라카’를 열창해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KBS 합창단 출신인 그는 트로트뿐만 아니라 발라드, 댄스, 팝, 랩까지 자유자제로 소화해 내 이미 가창력을 인정받은 신예로 소문나 있다. 이에 본지가 설레는 첫 음반작업부터 이제 막 가요계에 발을 내디디기까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 가수 김시연을 만나봤다.
20일 비오는 홍대에서 만난 김시연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당차고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다.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무대 위에서 ‘샤카라카’를 외치던 그 모습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해 긴장감이란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유인 즉 준비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그이기에 더욱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설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사실 첫 무대는 너무 긴장해서 온 몸이 뻐근할 정도로 아팠다”는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샤카라카’ is ‘에헤라디야’
그의 첫 앨범 타이틀곡인 ‘샤카라카’는 인도의 의성어로 우리말로 치면 ‘에헤라디야’ 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당찬 신예 긴 준비기간으로 자신감↑, 인도풍 트롯 음악 선보여
KBS 합창단 출신, 가창력 무대경험 살려 노래주역으로 거듭나
사실 노래내용은 떠나간 님에게 내 사랑을 책임지라는 여인의 하소연이지만 일부러 슬픈 느낌을 빼고 제목처럼 흥겨운 느낌을 강조해 불렀다고 설명한다.
경쾌한 인도풍의 이 곡은 원래 장윤정을 위해 만들어진 곡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곡의 가이드를 입히는 작업에서 그에게 노래가 맡겨지고, 또 그의 목소리가 입혀져 ‘샤카라카’가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은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가수들에겐 노래가 중요하잖아요. 곡의 임자가 따로 있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 곡이 저에겐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곡이 아닐까 기대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음반 작업 내내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임했다는 김시연은, 그를 도와준 디렉터가 트로트 분야의 계통에선 잘 알려진 분이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소통이 잘 돼 좋았다고 한다.
“장윤정 선배의 ‘어머나’를 편곡한 김정묵 선생님이셨어요. 덕분에 너무 잘해야 된다는 욕심이 앞서기도 했죠. 거기다 선생님이 너무 예리하셔서 목이 너무 앞으로 나왔다거나 허리가 구부러졌다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주시니까 처음엔 위축도 많이 됐었죠. 하지만 선생님의 말대로 작은 부분들을 하나씩 고쳐 나가니까 훨씬 좋은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엔 그게 습관이 되도록 노력을 했죠.”
KBS 합창단 시절에 많이 했던 코러스까지 직접 그가 넣었으니 ‘곡의 완성도는 들어보면 알 것’이라는 음반 관계자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곱기만 한 목소리가 콤플렉스 였어요. 힘 있고 밝고 경쾌한 이 곡에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조바심도 났죠. 하지만 제 목소리가 흔하지 않다는 주변의 말에 자신감을 얻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서 음반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특히 그는 “‘샤카라카 랄라 라일리 랄일라이 라일라일리 좋은 말만 하면서 살고 싶어요’라는 가사가 마음에 든다”며 “노래가사처럼 좋은 말만 하며 따뜻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대중코드 맞춘 음악 하고파”
최근 라디오 공개방송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 17일에 출연했던 방송을 떠올리며 밥을 먹고 또 먹어 5끼나 먹은 사연을 들려주기도 했다.
“원래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아요. 그날은 광주에 들렀다가 전주에서 2번 무대에 올랐는데, 무대에만 내려오면 이상하게 배가 고픈 거예요. 제 모든 에너지를 그 무대에 쏟아 부은 거처럼 기가 빠지고 허기가 지고…그래서 그렇게 먹고 또 먹다보니 제가 어느새 다섯 끼를 먹었더라구요”
수줍게 웃음 짓던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열정을 무대에 모두 줘버리고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신인이라 모자란 부분이 많다며 이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무대의 조연으로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주인공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차곡차곡 자신의 연기력을 쌓아가는 연기자들처럼 조연에서 주연으로 더 빛나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비록 조연이긴 하지만 코러스를 통해 수많은 무대에 섰었기 때문에 이 경험은 주연이 되는데 밑바탕이 될 거라 믿고 있거든요.”
사실 그녀에겐 남다른 밑바탕(?)이 있다고 한다. 60년대 ‘추자도 아낙네’라는 음반으로 활동했던 장계자씨가 그의 어머니며, 현재 ‘관악팝스오케스트라’ 단장으로 활동하는 김충권씨가 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악가 집안에서 자란 그는 엄마가 자신을 임신한 상태에서 아빠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가요제에서 상을 받은 남다른 태교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저 어릴 때 엄마가 트로트를 많이 들었거든요. 음악적 감각이란 게 많이 듣는 쪽으로 발달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전 어릴 때부터 트로트가 좋았구. 제가 가수가 될 거라는 걸 은연중에 믿고 자랐던 거 같아요”
어린 시절 얘기에 한참 들떠있던 그에게 마지막으로 ‘기존에 선배들과 어떤 차별화를 두고 있냐’는 질문을 하자, “차별화는 제가 주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앞으로 트로트가 더욱 대중적이 될 거고 그것을 선택하는 건 대중들의 몫이겠죠. 대중들의 귀는 이미 열려있는 상태니까 그들의 코드를 잘 맞춰서 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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