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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칼럼(대중문화)
 

우리 중에 살인자가 있다 Murderers Among Us / Die Morder Sind Unter Uns 후니캣 22.10.11 09:09:44 43읽음







 

 

 

 

 

 

 

 

 

 

 

전쟁이 끝난 1945, 강제 수용소에서 해방되어 베를린으로 돌아온 수잔은 생존의 환희에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녀가 살던 아파트에는 메르텐스라는 낯선 남자가 들어와 있는 상태. 의사였던 그는 악몽 같은 전쟁의 기억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시는 알콜중독자다. 이들의 기이하고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전 후 첫 독일영화이자 전 세계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으로, 폐허가 된 실제 베를린의 모습과 의미심장한 흑백 풍경들이 전후 독일사회의 무거운 분위기와 죄의식, 양심, 억압 같은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

 

 

 

 

아버지를 끌고 가더니 애까지 끌고 갔어요

두려웠어요

자유를 되찾는 것이

사람이...

돌아오는 것이

베를린이

 

 

 

 

 

얼마나 아들을 사랑했으면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었다니

아들에 대한 믿음과

희망

그 희망에

배신당했죠

 

 

 

 

 

보이지 않는 부상도 있습니다

그 치유를 위해서는 이해력과

인내심과 사랑이 필요해요

 

 

 

참고 :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2023103

 

 

 

 

 

군복 입고 누린 무법의 자유라는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우리 중에 살인자가 있다는 종전-패전 직후의 도시-베를린이 배경이라는 말과 제목만 보고 프리츠 랑의 ‘M’이나 캐롤 리드의 3의 사나이와 같은 스릴러-미스터리 영화라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담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혹은 재미나게 즐길 수 없었지만 생각과는 다른 영화라 보는 게 힘들었어도 다른 방식으로 꽤 인상적인 영화였다.

 

폐허가 된 실제 베를린의 모습과 의미심장한 흑백 풍경들이 전후 독일사회의 무거운 분위기와 죄의식, 양심, 억압 같은 주제들을효과적으로 그리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정성 있게 다루고 있다.

 

주제도 내용도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모든 것이 파괴된 베를린이라는 도시 자체였다. 이 영화는 계속해서 도시를 바라보고 있고, 그 폐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도대체 독일 사람들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가?

그리고 모든 것이 무너진 다음에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반성한 사람은 있을까?

그게 아니면 뉘우침 없이 빨리 잊고만 싶었을까?

 

이 영화는 패전 직후 복잡한 심경의 독일인을 그리고 베를린을 잘 들여다보고 있고, 전쟁을 겪으며 정신이 피폐해진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어 PST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선구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통으로 모든 걸 채우기 보다는 그럼에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머금기도 한 영화였다.

 

수용소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유대인 여성, 그녀는 괴롭기만 한 과거를 기억하지만 그걸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바로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 아들의 생사가 불명확한 상황 속에 결국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에 기대어 살아가는 노인은 그 꿈을 이루진 못하지만 그 꿈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내기도 한다. 과거의 학살을 모르는 척하면서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스스로 정당화하는 사업가는 승승장구하며 그저 옛날 일이라고 넘겨버릴 뿐이다. 그리고 의사였던 주인공은 과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바뀐 세상과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수다스러운 주변 사람들은 그것들을 바라보면서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쏟아내고 있고.

 

폐허 속에서 인간군상을 펼쳐놓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에 담겨져 있다. 내용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는 아쉬운 점들도 있지만 재건 이전의 베를린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만 담아낼 수 있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혹은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어 불평보다는 그냥 지켜보게 만든다.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많고 내면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어찌 삶을 이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보는 게 쉽진 않았다. 전쟁이 얼마나 사람을 악랄하게 만드는지 그 무법의 자유라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그 광기에서 나란 사람은 제대로 된 분별력을 지킬 수 있었을까?

 

나라면 안 그랬을 것을 말하기 보다는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를 생각하게 한다.

 

어려운 영화다.

진짜 어려운 영화다.

말할 건 많지만 그걸 조심하게 되는 영화다.

 

전쟁을 겪은 이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그리고 파괴된 삶에 대해서 뭘 말할 수 있겠나? 위로할 순 없어도 그저 지켜보고 고갤 돌리지 말려고 할 뿐이다.

 

위선을

부끄러움을

괴로움을

삶을

죽음을

기다림을

 

짧은 영화지만 너무 복잡한 영화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꺼내기가 머뭇거려진다. 발표 당시보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말하기가 어려워지는(반대로 말할 것들이 많아지는)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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