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엥은 카라라를 자살을 위장해 죽이고 플로랑스와 도피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가려한다. 하지만 차를 타려는 순간, 사무실 건물 외벽에 걸어 두었던 밧줄을 발견하게 된다. 완전 범죄를 위해 그것을 제거하려고 다시 건물로 돌아간 쥴리엥은 경비원이 전기를 차단하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에 갇히고 만다.

한편 꽃집 아가씨 베로니크(Veronique: 요리 베르틴 분)와 그녀의 애인 루이(Louis: 죠지스 포율리 분)는 쥴리엥의 차를 타고 도망간다.

쥴리엥을 기다리던 플로랑스는 루이가 몰고 가는 쥴리엥의 차를 보게 되고, 쥴리엥이 다른 여자와 떠났다고 오해하는데...”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08164&cid=40942&categoryId=33098

10년, 20년

동정은 싫어

애석하지는 않아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걸 나는 알아

나 자신을 위해 그 일을 한 건 아니야

나는 곧 늙게 되겠지

저기에 우리가 함께 있어

저기든, 어디든, 우리는 함께야

누구도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어

어떤 식으로 보더라도 이 영화는 특별하다 할 것이고, 그 특별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지 무척 난감해 할 것이다. 어떻게든 잘 설명해보고 싶지만 그게 쉽진 않을 것이니까. 제목부터 독특하고 내용이나 연기나 음악이나 뭐든 평범함을 찾을 수 없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는 명성은 알고 있었으나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어쩌다가 마일스 데이비스가 영화 음악을 맡았다는 것을 알았고,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길래 (영화에 대한 칭송은 별개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미루고 미루다 보게 됐다. 보게 된 다음 왜 이렇게 뒤늦게 봤는지 후회한 건 당연한 순서였고.

영화는 엉뚱하다면 엉뚱하다 할 수 있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꼬이고 꼬이게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흥미진진하고 무척 인상적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괜히-지나치게 비틀어내면서 느슨하고 나른함이 있어 좀 더 긴장감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결과물이 너무나 마음에 들기 때문인지 이게 최선의 방식이라 하고 싶다.

영화는 서로에게 깊은 사랑을 속삭이는 나른한 장면을 보여주다 곧장 살인-완전 범죄가 이뤄지는 상황으로 전환하며 긴장감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나 했지만 사소한-멍청한 실수로 살인을 저지른 현장에 흔적을 남겨 수습하려고 달려가지만 뜻하지 않게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게 된다는 설정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도록 만든다.

이어서 철없는 젊은 남녀가 우연한 기회로 좋은 차를 타고 마음껏 데이트를 즐기지만 거기서도 생각지도 않은 살인이 벌어지고 두 가지 살인-사건은 엉뚱한 방식으로 겹쳐지게 된다. 게다가 내연관계에 있던 연인이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겨 하루 종일 파리를 헤매는 여인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이 혼란으로 가득한 영화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 것인지 계속해서 궁금증을 갖도록 만든다.

“서스펜스나 스릴러보다는 블랙코미디”라는 말이 맞는 말인 것 같지만 그걸 넘어선 영화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탁월한 성취라 할 수 있고 이런 영화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무슨 수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말끔하고 명쾌하면서 뒤틀리고 비틀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조차 의도한 것이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저 감탄하게 된다. 당사자들로서는 돌아버리는 상황으로 가득한 역설의 연속이다. 몇 번을 보더라도 이걸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궁금해지게 된다.

“범행에서부터 잡혀 묶일 때까지의 십수시간을 묘사하는 스릴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말의 신선도나 감각은 매우 신선한 서스펜스를 일으킨다. 엘리베이터 탈출의 고심참담한 장면도, <저항>의 소박한 탈옥에 대하여 현대를 느끼게 하는 스릴이다. 걸어다닐 뿐인 모로의 연기가 갇혀 있는 로네와 무궤도한 불량소년의 범행과 대조되고, 밤이라고 하는 마성의 매혹이 솟아나온다. 여기에 모던 재즈의 영화음악이 거의 섹시하게 관능을 자극하고 마비시키는 효과도 울린다. 루이 말의 현대감각의 굉장한 개화(開花)이다.”

“25살의 루이 말이 연출한 이 영화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잔느 모로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을게다. 줄리앙이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하고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는 그녀의 모습은 애인에게 버림받았다는 배신감과 앞날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 혼란스러움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흑백의 세련되고 독창적인 미장센과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칭찬이 어떤 식으로도 아깝지 않다. 본 사람이라면 잠시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본 적 없다면 꼭 보길 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