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을 목돈으로’ 우리 집 재무제표 만들기
당신이 당장 저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아래의 사항을 점검하며 작은 팁들을 하나씩 실천해보길 권한다.
첫째, 저축을 못 하는 이유가 신용카드의 사용에 있다면 당장 체크카드로 바꿀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쓰다가 체크카드로 바꾸려면 최소 3개월의 체질개선 기간이 필요하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주어진 예산에 따른 규모의 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잔액을 확인할 수 있어 지출 규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게다가 연말정산을 할 때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15%)의 두 배(30%)나 높아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월별 수입이 일정치 않아 저축이 어렵다면 예비자금 통장을 먼저 만들 것을 권장한다. 예비자금 통장은 저수지 통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저수지 통장을 월 급여의 3배 정도 수준으로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여행비, 경조사비, 병원비 등 비정기적인 지출 뿐 아니라 예·적금, 그리고 펀드 투자까지 모두 저수지 통장을 중심으로 그 규모를 조정한다.
셋째, 고정비용이 많아 저축이 어렵다면 소비 규모 자체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필수이다. 집의 크기나 차의 크기, 자리만 차지하는 렌탈 상품 등을 줄이면 여유 자금을 확보할 길이 열린다. 결국 고정비를 줄여 일부를 저축으로 돌리는 셈이다.
기업은 매년 재무제표를 작성해 투명하게 공시한다, 재무제표를 보면 기업의 순자산과 부채의 증감을 한눈에 파악하고 현재 보유한 현금과 자산 현황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정에서 이 같은 재무제표를 작성할 의무는 없지만,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현재 가계의 재무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재무 상태를 나타내는 표를 6개월에 한 번씩 작성해보면 순자산의 증감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작성법은 엑셀이나 표를 만들어 자산 및 부채의 현황을 기록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자산은 1. 현금자산 / 2. 투자자산 / 3. 부동산 및 기타 자산으로 나누어 기입한다. 현금자산은 보통예금,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청약통장, CMA통장 등의 잔액이다. 투자자산은 주식, 펀드, 연금, 채권, 저축성보험 등의 잔액을 기입하면 된다. 부동산 및 기타 자산에는 주거용 부동산 시가, 투자용 부동산 시가, 전·월세 보증금, 자가용 시세를 기재하면 된다.
이런 항목들을 모아 합산하면 자산의 총합이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일정한 날짜에 평가된 금액을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시점을 정해 재무 상태를 확인해야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채는 단기부채(1년 이내)와 장기부채(1년 이상)으로 나누어 기입한다. 단기부채는 신용카드 결제대금, 단기 차입금 등이다. 장기부채에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 잔액, 학자금 대출 잔액을 적는다.
이렇게 부채의 총합계를 구해 자산의 총합계에서 빼면 순자산이 나오게 된다. 매년 2번씩 6개월마다 간단한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순자산의 증감을 알 수 있고, 어디서 돈이 줄고 늘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재테크 꿀 Tip. 간단한 통장 쪼개기 방법
딱 2개의 통장(보통예금 통장, CMA통장)으로 간단하게 통장 쪼개기를 시도해보자.
1. 월간 지출과 연간 지출을 구별한다.
- 월간 지출 : 정기적 지출. 주거비, 식비, 교육비, 교통비, 통신비 등
- 연간 지출 : 비정기적 지출. 휴가비, 경조사비, 의류비, 의료비 등
2. 저수지 통장인 CMA 통장을 개설한다.
3. 저수지 통장의 잔액을 월급의 3배로 만든다.
4, 월급이 입금되면 월 지출만 남기도 모두 저수지로 옮긴다.
5. 연간 지출 및 저축·투자·이자·보험은 저수지 통장에서 쓴다.
6. 저수지의 잔액을 항상 3배 이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7. 저수지 잔액이 줄면 소비지출 통제를 통해 유지하도록 한다.
이렇게 통장을 쪼개고 나면 저축이 훨씬 수월해진다. 저수지 통장이 저축에 영향을 미치는 연간 지출의 조절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수지 통장 하나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씀씀이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