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압의 실수로 용의자에게 상해를 입히고 공범까지 놓친 형사 ‘첸’(고천락)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급히 수술을 받아야 함에도 병원 탈출을 계획하는 용의자 ‘슌’(종한량)

일전에 일어난 의료사고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만 하는 신경외과 의사 ‘통’(자오웨이)

자신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첸’은 급기야 ‘통’을 이용해 ‘슌’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생사가 오가는 병동은 극한 대치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참고 : https://www.kmdb.or.kr/story/9/1073

그가 부주의했든 멍청했든

범인을 체포하고 법을 집행하려했던 것뿐이에요

법을 집행하기 위해 법을 어긴 거구요!

두기봉의 가장 최근작인 ‘삼인행’은 저렇게까지 평가가 갈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과 극의 평으로 나눠진다. 걸작이라는 사람도 있고 졸작이라는 사람도 많고. 개인적으로는 못마땅한 구석 있지만 여전히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생각한다. 걸작까지는 아닐지라도 그의 영화를 즐기는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고조시키다 폭발시키는지 보려고 할 것이다. 다만, 길고 긴 긴장감 끝에서 보여주는 총격전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뜬금없는 음악은 왜 하필 저걸로 했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그의 영화는 항상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다.

영화는 병원 내에서 거의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수술실과 병실 그리고 병원 내 여러 공간을 둘러보면서 긴장감 넘치는 실내극으로 진행한다. 이것저것 군더더기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천재적인 지능의 악당이 등장하고 있고 그를 중심으로 점점 긴장감을 높이는 과정으로 이야기는 꾸며져 있다. 악당을 옭아매려하지만 상황은 악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되어가고 점점 그의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느껴지는 불쾌함과 불편함이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분위기 자체는 잘 만들어냈으나 악당에게서 느껴지는 압도감이 부족했다. 한니발 렉터와 여러 비슷한 악역(들)을 떠올리게 하는 지적 수준과 영리함을 보여주지만 절대적 영향력을 느낄 수 있을 뿐 (그런 악역들을 떠올리게 될 뿐) 본연의 개성이 적어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다.

이리저리 계속해서 꼬여가는 과정을 느슨하게 그러면서도 점점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간간히 분위기 전환을 위한 다른 내용들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지나칠 정도로 야심만만한 여의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어쩌다 그런 내용을 넣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아주 잘못됐다고 볼 순 없지만 여의사 한명에게 2~3명의 성격을 구겨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갈팡질팡 하고 있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하려는 이유로 등장시킨 것인지 그게 아니면 원래부터 이런 이야기로 기획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전체적인 모양새와 잘 들어맞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뛰어나고 볼만한 구석 있어도 대부분의 두기봉의 영화가 그렇듯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시원찮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항상 기대하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어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정교함이 무너지진 않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이 있었고 그런 것들로 인해 허술함이 생기고 있다. 항상 이런 식이라 다음에는 나아질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래도 영화의 마지막에 옳은 결정에 대한 장면은 크게 주목하지 않게 되는 장면이 될 수 있겠지만 잠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참고 : 뇌수술이나 여의사와 환자들 그리고 경찰끼리 문제를 덮어내려고 하는 등의 다른 이야기들도 조금씩 흥미를 갖게 하지만 결국 이 영화는 형사와 악당 둘이 중심에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그 나머지가 중심과 잘 어울릴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 만족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