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 모두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질문들
Q1. 할 일이 많지만 아이들 학교생활에도 신경을 써주고 싶어요.
A. 사실, 우리 사회는 협조를 구하고 도움을 주는 일에 인색한 면이 있긴 합니다. 일 외에 다른 일로 도움을 요청할 때 마치 능력이 없거나 자기관리를 못 하는 것처럼 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언제나 통하는 진실 하나! 그런 바로 ‘진정성’이랍니다.
학교 모임에 나가고 싶고,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하셨나요? 그렇다면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단, 당신의 일을 대신해주거나 당신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도움을 준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그런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협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둘째가 2학년일 때 창업을 했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 생태계에 뛰어들다 보니 마음이 늘 긴장 상태에 있어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협조를 구하며 소통했습니다.
“얘들아, 있지? 대한민국 모든 자녀들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 1등부터 꼴등까지 모든 사람들은 그 서열을 정하기 위해 앞 다퉈 경쟁을 하며 살지. 그런데 말이야. 그 서열 다툼에서 혼자 해내는 것과 엄마랑 함께해서 이뤄내는 것 중 무엇이 더 귀하고 값진 것일까? 엄마가 도움을 줘서 얻는 앞선 순위와 앞선 순위는 아니더라도 혼자 스스로 이루어내는 순위 중 어느 것이 더 값진 것일까?”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엄마랑 함께하여 앞선 순위가 좋은 거 아닐까?”
“그런데 엄마 생각은 좀 달라. 비록 중간 혹은 꼴등을 하더라도 스스로 성취해내는 게 그 사람의 실력이라고 말이야. 엄마의 도움과 지원을 받아 얻은 서열은 그 사람의 진짜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엄마는 ‘우리 아이 잘 부탁한다’라고 선생님을 뵈러 가지 않으려고 해. 그래도 될까?”
“엄마 말을 듣고 보니 맞는 것 같아. 그런데 학교에서 엄마 면담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너희가 잘못한 게 없다면 굳이 갈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 일하러 가셔서 안 계신다고 말하면 되지.”
“알았어. 엄마 학교 오지 마. 안 와도 괜찮아.”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나니 아이들은 정말 학교에서 호출을 해도 “우리 엄마는 학교에 못 와요” 그랬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물으면 제 번호 대신 아빠 번호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런 아이를 보던 선생님이 좀 머뭇거리더니 “혹시... 너희 어머니 진짜 맞아?”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 우리 가족 사이에는 ‘엄마는 의붓엄마’ ‘아빠는 친아빠’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일을 해야만 하는 여성이라면 가짜 엄마를 자처하고 아빠들을 친아빠로 입지하게 하세요. 여성이 일과 가정에서 양립하며 성장하고자 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당연한 권리이며 자연의 법칙입니다. 온전한 자녀 양육은 여성 혼자 감내해야 하는 일이 아니며 아빠는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협력하며 그 의무를 다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Q2. 슈퍼우먼처럼 잘 해오던 나, 치고 올라오는 미혼 후배들에게 위기감을 느낀다면?
A. 슈퍼우먼처럼 가사와 바깥일을 동시에 잘해온 분들 중에는 열심히 일, 가정 양립을 하며 살아왔지만 자신에게만은 효과적으로 투자하지 못한 분들이 종종 있어요.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자기 자신을 지속 성장시키는 투자와 활동은 절대 빼놓아선 안 됩니다. 보통 여성들을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너무 쉽게 자신에 대한 투자를 후순위로 미뤄두거든요. 지금은 무엇보다 자기 성장에 집중하면서 인생을 펼쳐나가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주부라고 해서 미혼 여성에게 뒤질 이유는 당연히 없습니다. 다만 동시다발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 많이 놓여 있을 뿐이지요.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과 결혼으로 가사와 육아를 겸한 경험이 미혼이 그녀들과 견주어 바꿀 수 없는 귀한 이력이 될 수 있습니다.
To. 간절한 마음으로 한 발을 내딛는 여성들에게
당신은 어떤 상상을 하고 계신가요? 혹시 부정적인 시나리오, 실패했을 때의 그림을 그리고 있진 않은가요? 만약 우리 머릿속에 그리는 대로 현실이 펼쳐진다면 당신은 어떤 시나리오를 그리고 싶으신가요? 정답은 너무 쉽지만 막상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건 어려운가요? 하지만 단언컨대 당신의 머릿속에 그리는 그 생각이, 미래를 향해 그리는 그 시나리오가 바로 당신을 그 삶으로 이끌 것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이끄는 것도, 좌절을 기회로 바꾸는 것도,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꾸는 것도… 모두 당신의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걸 반드시 믿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