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멸종위기인줄도모르고 #이정섭 #개복치 #허밍버드 #에세이추천 #신간에세이
내가 멸종위기인 줄도 모르고
저자 이정섭
허밍버드
2019.08.9
평점 : ★★★★☆
<저자소개 -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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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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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
저자는 어느날 출판제의를 받아 책을 낸 셈이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에세이를 쓰려고 하니 쓸 내용이 없었닫고한다. 글쓰는 '재주'는 있지만 쓸 '내용'이 없는 글쟁이인 셈이라고 자신을 칭했다.
저자는 마감시간이 임박했을때에야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아무 글' 이라고 볼수 있고, 대단한 메세지가 없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읽을거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써보자고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저자는 이 책에 공감할 사람의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고 했다.
1. 사소한 사건 하나 잊지 못해 괴로운 예민보스
2. 주문 음식이 안 나와도 망부석처럼 기다리는 소심이
3. 타고난 예민함과 소심함 탓에, 여기저기 치여 살며
4. 감정 소모가 없는 감정의 청정지대를 꿈꿔본 당신.
우선 개복치에 대해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개복치는 복어목의 물고기다. 바다에서 살며 덩치는 최대 3m 까지 커진다. 둥글넓적한 몸에, 눈은 크고 입은 조그많닫. 지느러미는 몸에 비해 무척 작은데, 베개나 쿠션 가장자리에 달린 레이스를 연상시킨다. 개복치는 가끔 옆으로 벌렁 누워 물 표면에 떠다니기도하며 그 모습은 마치, '커다란 얼굴'같다. 개복치는 한번에 2억 5,000만 마리씩 태어나는데로 멸종위기라고 한다. 3~4년만 지나면 2억 4,999만 9,990마리가 목숨을 잃는단다. 생존확률이 0.000004% 일종의 제노사이드다. 어린시절의 개복치가 너무나도 미약한 탓에 태어난 순간 죽었다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그 0.000004%의 확률, 기적이라 부를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을 부여잡은 개복치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단다.
개복치는 껍질이 두껍고 거칠다. 두꺼운 껍질에 커다란 덩치까지 더해져 천적이 거의 없어진다. 개복치는 해파리나 씹으며 햇볕을 쬐고, 복잡한 세상사와는 무관하게 평생 망망대해를 자유로이 부유한다. 가다랑어 무리와 고등어 무리 사이에 벌어진 다툼도 신경 쓰지 않는다. 뭣도 모르는 새파란 참치 청년이 허리춤을 꽉 깨물면 개복치는 슬픈 눈으로 슬쩍 쳐다본후 옆으로 몸을 옮길 뿐읻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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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서 공감과 공통점을 이리 많이 찾아질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ㅎㅎㅎ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는 삶의 미묘한 결이 묻어있는 에세이다. 웃기다가 슬프고, 슬프다가 웃긴, 현실이 소설보다 신기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읽고나면 설명키 어려운 작은 덩어리가 내 속 어딘가 남는 느낌을 주는 에세이다. (...) 에세이와 스릴러소설의 공통점은, 둘 모두 결론이 핵심이 아니다. 손에 땀을 쥐는 추적 과정이 스릴러 소설의 재미이듯, 에세이에선 이야기와 이야기가 자아낸 분위기가 독자에게 남는 무엇이다. 범인만 안다고 스릴러 소설이 재밌지 않듯, 교훈만 암기한다고 얻어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에세이와 스릴러 소설의 차이점은, 스릴러는 다시 읽으면 별로지만 에세이는 자꾸 읽어도 재밌다는 점이다. 글쓴이다 겪은 삶의 경험이 묘하게 나와 겹쳐지는 느낌,좋은 에세이는 읽을 때마다 포근해진다.
-p23
너무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이라는 생각에 소~~~름.....
예전에는 스릴러소설이나 영화들이 범인이 결론에 이르러 밝혀지게되지만 사실 눈썰미가 있다면 초반에부터 짐작을 할수 있고, 어쨋든 결론까지 가지않아도 범인을 알게되는경우가 많다. 그러면 왠지 범인일것이라고 짐작하게된 뒤부터는 조금 신비감이나 몰입감, 긴장감이 떨어지게되는데..
최근에는 처음부터 범인이 결정되고 그가 이런 사건의 범인이 된 경위나 범인을 알아채고 잡거나 처벌하는 과정이 신박하게 진행되는 소설들에 더 관심이 갔는데 이런 심리이리라 보여진다. 범인은 이미 처음부터 알았으니 그를어떻게 추적하고 범인임을 밝히게될까... 라는 기대감에 보게되는것 같은 느낌 말이다. 에세이같은 경우도 많이 좋아하는 이유가 나의 삶과의 공통점을 문득 찾게되고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그런 느낌이 좋은가보다.
어찌되었든 책을 읽음으로써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무언가의 느낌은 항상 있게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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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저자의 이야기를 보게되면서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소심한 인간임을 인정하게 되었다~ㅎㅎㅎ
갈등하고 대립하는 상황이 너무 싫다. 그래서 내가 죽고살거나.. 우리 가족이 죽고살거나 하는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가 아닌이상은 그냥 상대의 말에 동의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상대가 두렵다기보다는 그런것으로 목소리 높여가고 감정소비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달까.
내 의견이 옳다고 상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고집도 없기에 상대를 인정하는 부분에서는 쿨한편이다. 감정이 딱히 상하는 부분이 덜한달까.
정치 종교 등 어떤 문제든 사사건건 한마디는 하려고 하는 신랑과 그나마 평화롭게 지낼수 있는 것은 나의 이런 점 때문일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딴지걸것같으면 '그게 우리가족목숨이 위태로울정도로.. 생계위협을 받을정도의 심각한 문제인가? 그걸로 굳이 감정을 상하게 하려고 말할 필요가 있냐고 하면 딱히 더 심각한 분위기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랄까~
나는 대부분 '그럴수 있지... 그럴수 있어' 하고 대수롭지 않다 여겨지는 부분에서는 넘어가는 편이랄까. 같이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는 성격이라면 매번 잔소리로 여겨져서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것 같다. 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ㅎㅎ
소심한 개복치 여러분게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하자면, 심리학은 특정 기억을 어렵게 떠올릴수록 다음부터 그 기억을 꺼내기 쉽다고 전한다. 마음속 연결망 중 어렵게 맺어진 것들은 오래오래 남는다는 말. 소심한 당신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긍정한다면 그 경험은 당신안에 쌓여 강렬한 에너지가 될 것이다. '느리지만 확실한 배움' 이랄까.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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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아들 초등학교 독서동아리를 시작하면서 매주 2번씩 1학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이다보니 내 목소리에 대해 신경이 쓰이고 누군가에게 소리내어 읽어준다는 부분은 솔직히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이잘 듣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들은 잘 읽어준다고 칭찬해줘서 힘을 실어주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ㅎㅎㅎ
그래서 이 부분에서 눈길이 확 가더라. 간혹 통화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으면 정말 좋고 나쁜것을 따지기보다 부끄러워 제대로 다 듣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이구나~~~ 하고 납득?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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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이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다고 오해해서 몇번이나 해명해야했던 일화하며 한국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공감100%
단순히 귀가 예민해서 그런가보다했다. 욕을 들으면 너무 불편해서 말이다. 외국영화의 욕은 욕같이 안들리니까 보게되는데 한국영화는 너무 리얼하게 들리는 것이 귀를 건드려서 보기가싫다. 그래서 꽤 흥행에 성공한 마초영화들 대부분은 거의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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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카페도 가보고싶고 에니어그램도 뭔지 한번 해보고 싶으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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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탱이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쾌락에서 온다. 쾌락은 우리가 아는 즐거움과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행복한 삶이란 인생 전체를 따졌을때 즐거움의 총합이 가장 큰 삶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골고루 즐거워야 한다. 즐거움엔 한계 체감의 법칙이 있고 재화는 한정됭어 있기에 한순간의 즐거움에 인생을 올인하는 것은 '안 즐거운' 일이다.
-p134
저자의 할머님과의 일화도 기억에 남는데, 할머님의 캐릭터가 영화속 캐릭터처럼 강열하긴 하더라~
정말 삶에 교훈이 있을까? 억지로 끄집어내면 약자는 항상 질 수도 있으며 그땐 그냥 억울해하면 그뿐이라는 것이 교훈이라면 교훈이겠다. 최민석 작가님은 이야기 한다. "우리가 사는 삶의 이야기들은 사실 자질구레한 일상의 조합입니다."
내 삶이 영화라면, 수미쌍관으로 다시 한번 강연할 기회가 생길테다. 그리고 그때는 멋지게 말하겠지. "우리 삶 앞에 펼쳐지는 사건은 뒤죽박죽이며 때론 우리힘으로 제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맥락없는 일상을 헤쳐나가는 힘은 처칠이 말했듯 'keep calm&Carry on (닥치고 할일을 하라)' 겠죠.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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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설거지를 좋아하는 것이 의식하지 못한 리추얼이었나보다. 설거지 하는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나는 설거지하는것이 좋다. 요리를 잘 못해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ㅎㅎ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건, 인생이 혼자이길 바라서가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채운 에너지로 더욱더 즐겁게 함께 지내기 위해서다. 매년 떠나느 나 홀로 여행의 결혼은 늘 같았다. 바다 건너 돌아가 만날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야. 찾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였으면 얼마나 외로웠겠어. 함께 지내자.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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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 나같은 성격이있을까 고민했던 적도 있었는데. 있었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이가~ㅎㅎ
라는 살짝 놀라움을 가장한 공감부분에서 이 에세이를 즐겁게 봤다. 저자처럼 40대가 되니 많이 유연해지는 면이 생기는 것이 지금 고뇌하는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도 비슷하다~ㅎ
편한 상대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편히 읽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ㅎㅎㅎ
저자가 바라는 대로 공감가고 읽고난후 여운이 살짝이라도 있는 그런 에세이였으면 싶은 마음이 나에게는 이 책이 딱 그런 책이었다. ^^
책도 가볍고 읽는데도 무리없어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잘 읽힐수 있는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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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허밍버드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