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를 사는 행복
허울 좋은 명분 때문에 본질을 망각할 때가 있습니다.
“너의 미래를 위해”라는 말이 특히 그러하죠.
인간은 형이상학적 사고를 하는 지구상에 유일한 고등동물이라는데 어떻게 그 오랜 세월 녹음기 버튼 누르듯 이렇게 일관성 있는 대답을 반복할 수 있는지….
매일 아침 7시 40분까지 등교.
밤 10시까지 수년간을 공부하는 엄청난 인내력의 청소년들이 버티고 있는 무서운 민족, 그게 바로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인이라고, 친구가 톡을 보내왔습니다. 미스터리하답니다.
누가 뭐래도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한 시절, 그 아름다운 시간을 제대로 누리지도 쓰지도 못한 채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는 딸아이를 보면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이게 최선입니까?” 절로 묻고 싶어집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미래의 행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한 어머니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던 그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몰랐다고…. 아이가 떠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깨달았다고요.
많은 사람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 아래 지금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생략한 채, 혹은 유보한 채 살아갑니다.
가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냐고.
오늘이 있어야 내일도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미래의 그 어떤 행복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 진짜 소중한 것을 잃고 사는 게 아닐까요.
인생의 행복이란
지금 내 삶의 테두리 안에서 확인하고 음미하는 희열입니다.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무시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아요.
오늘, 손에 쥔 행복이라는 씨앗을
놓치지 말고 꼭 움켜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