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k2Y8jTJHF1M&t=5067s
스매싱 펌킨스의 새앨범을 들으면서 들게 되는 기분은 반가움과 슬픔의 뒤섞임이었다. 그들의 최대 성공작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앨범 제목과 같다고 해야 할까? 199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였고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밴드였지만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고 있는, 독재와 갈등 그리고 해고와 해체까지, 여러 소란스러움 끝에 결국 다시 함께하고 재결성 공연과 새로운 앨범 발표까지.
아쉽게도 다아시 레츠키는 함께하지 못(안)했지만.
한편으로는 중견 밴드 혹은 오래 활동한 밴드가 겪는 모든 부침을 다 보여줬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밴드를 한때는 가장 좋아했고 너무나 아꼈던 사람이라 그들이 다시 함께하는 모습에 복잡한 감정을 갖게 한다.
절대 다시는 함께하지 않을 것 같았던 빌리 코건과 제임스 이하가 같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자신들의 여러 인기곡들을 들려주는 모습에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들의 음악에 열광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고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아쉬운 앨범이었던 Gish 와 걸작이고 성공작인 Siamese Dream 그들의 최고 성공작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와 준수하지만 쇠락을 예감하게 한 Adore 까지 무척 좋아했었고 거의 매일 들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이번 새앨범을 들으니 그들의 훌륭한 이전 앨범들에 비해서 함몰된 결과물이라는 생각만 들 뿐이고 새로운 노래를 그리고 앨범을 그냥 그대로 오롯이 듣게 만들지 못하게 하고 옛 앨범들을 옛 노래들을 떠올리며 비교하게 되니 그들의 재결성만큼이나 복잡한 기분 속에서 음악을 듣게 만든다.
함께하니 다행이고 기쁘지만 이제는 늙었음을 알게 해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그 무상함을 함께 느끼게 된다.
그들의 해체와 빌리 코건의 사라져가는 재능에 안타까워했던 예전을 생각해보고 자주 흥얼거리던 옛 노래를 들려주는 지금 모습에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