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져가 가입시켜야 하는 상대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것도 등급으로 따지면 최상위의 남자와. 덕분에 그간 살짝 궁금했던 결혼정보회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회사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람에게 등급을 매긴다는게 그것도 부모직업, 부모재산현황, 개인재산, 능력, 자격등, 집안, 외모 등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따져 등급을 매긴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책에서는 능력남은 가입비를 내지 않아도 되고(이런 결혼정보회사를 찾지 않더라도 원하는 여자는 누구든 만날 수 있고, 알아서 여기저기서 손을 뻗쳐오니까.), 아래등급은 내야하고. 여성회원들은 대부분 비싼 가입비를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 결혼정보회사는 이렇구나.. 그럼 내가 그곳에 가입을 하려한다면 과연 얼마나 낮은 등급으로 나오게 될까? 그 생각을 하니 참 씁쓸했다. 동급끼리 매칭을 시켜 만남을 주선한다니 동급의 이성 혹은 그 위의 단계의 이성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겐 참 구미가 당기는 일일터. 어쨌거나 다른 걸 떠나서 그렇게 조건을 따지고 만나서 잘 살 수 있을까? 어쩌면 본인들이 원하던 조건의 이성을 만난거니 그 자체로 만족하고 잘 살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물론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어쩐지 사랑보다 돈과 권력이 더 주가 되는 것 같아서 씁쓸한 느낌이다.
암튼, 한때 신인배우였을만큼 뛰어난 외모와 몸매, 거기에 모나지 않은 성격과 사치보다 절약을 더 잘하는 여주인공 기은설. 일련이 사건으로 촬영 중이던 영화판을 뛰쳐나온 후, 그대로 배우의 꿈을 접어버린 그녀는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져가 되어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사장으로부터 특명이 하나 떨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그 누구도 가입시키지 못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등급의 남자, 윤제후에게서 가입 양식서에 사인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수십번의 전화를 그냥 끊었던 것처럼, 문자를 씹었던 것처럼 직접 찾아간 그녀에게 단호하고 빠르게 독신주의라며 딱잘라 거절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그는 딱히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남자였다. 그만큼 여자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귀찮다며 관심없어 했지만. 이에 더 의욕이 활활 불타오르는 은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점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남자가 꼬이려니 한번에 꼬인다고. 참 괜찮은 남자들이 아주 은설을 향해 줄을 선다. 그런데 그 중에는 하필 사랑의 표현방법이 너무나 서툴렀던, 그래서 은설이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던 남자도 있었다. 그 남자.. 참.. 애매한 역할을 맡았다. 나쁜 남자 할라면 끝까지 나쁘던가. 혹은 은설의 마음을 제대로 훔쳐보려고 시도를 했어야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행동으로 등장하더니 급기야 마지막엔 미리 말마따나 짜증나게 욕도 못하게 만든다. 시준도 너무 단번에 은설에게 홀딱 빠져서 그렇게 나타나는게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읽다보니 은설과 제후 커플보다도 그들의 친구 커플인 수강과 미리, 그리고 제후의 주변인물 준희와 선준 커플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 준희와 선준 이야기가 꽤나 궁금!!! 시리즈로 두 커플 이야기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