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원제: L'attesa, 영제: The Wait, 2015)은 조용하고 암울하게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에서 후에 알게 되는 부분이지만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다른 캐릭터들의 태도인데, 그 태도가 왜 그런지 알게 되면 영화는 더욱 잔혹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두 여인의 다른 모습
영화에서 안나(줄리엣 비노쉬, Juliette Binoche)와 잔(루 드 라쥬, Lou de Laage)은 서로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서로 기다리는 모습을 취하고 있는 듯하지만 기다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과 떠나보내는 것을 기다리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둘의 대비가 영화에서 아주 잘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언가 보내야 할 때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내용 언급을 해야 하지만 그것을 하는 순간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적습니다.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게 작용이 되는데, 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배우의 모습, 눈빛,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와 색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설명을 해야 하는 만큼 영화는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영화와 관객 사이에 벽이 하나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안나와 잔의 벽과 같은 느낌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가까이 있지 않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비니비니 의견 (스포주의)
※이 문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있고 스포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짧게 쓸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길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게, 영화가 워낙 다가가기 힘들고 이미지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글로 표현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색상을 글로 표현하기도 힘들고 배우의 눈빛을 글로 표현하기도 힘듭니다. 영화를 보라는 형식적인 말 밖에 할 수 없는데 영화의 제목이 참 환상적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을 이토록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을 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안나와 잔이 기다리는 것은 부활절입니다. 영화는 부활절로 인해 모든 것을 아주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등장한 성모 마리아 상의 모습부터 부활절 행사 때 보여주는 성모마리아상은 상당히 다른 것임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다르다는 것 역시 영화를 보면서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그 부분마저 어느 정도 가려져서 보여주기 때문에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여러 상징들이 있는데 전부 캐치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영화는 ‘죽음’과 ‘기다림’에 관하여 아주 미묘하게, 비틀어서 표현을 하는 듯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네가 너무 보고 싶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