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굉장히 거칠게 요약하면, 우리의 영혼은 환생을 거듭하며 평화로운 여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저자 마이클 뉴턴 박사는 최면요법을 통해 영혼의 목소리와 대화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대화를 나눈 케이스를 소개하며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는데, 영혼의 목소리들은 대부분 영적인 세계에 심취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바빠 보인다. 박사는 이들에게 집요하게 궁금한 점들을 묻고 답을 얻어내지만, 안타깝게도 완전히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혼마다 배움과 시간을 통해 레벨이 나뉘며 높은 단계에 이른 영혼은 새로운 영혼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영혼의 여행을 마치는 영혼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단계가 다르니 많은 영혼들이 그들의 세계를 상세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도 하고, 박사의 추측에 따르면 영혼들이 세계의 비밀을 이해하는 데 제지당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지인의 추천을 받은 시점부터 일독을 마친 지금까지, 저자와 그가 저술한 이 책의 내용이 크게 신빙성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지조 있게 오랜 시간 지어 내기란 쉽지 않을 테고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그의 주장은 너무나도 진지하며, 그의 주장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의 이야기를 믿는다고 해서 보통의 독자로선 금전적 손실이나 심리적 해를 입을 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가 설명하는 영혼들의 여행, 그들의 세계는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롭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이들에게는 그 어떤 위로보다 따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이의 영혼이 또 다른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며, 사후에 영혼이 되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의심 많고 분명한 걸 좋아하지만 경험한 것을 이론보다 중시하는 내게는, 그의 진지한 주장이 세계에 대한 여러 해석 중 하나로서 귀 기울일 만하다고 느껴진다. 내가 직접 무언가를 경험하기 전까진 그가 세계의 진실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하진 못하겠지만, 그의 해석이 어쩌면 진실과 가장 가까운 의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두고 싶다.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초현실이라고 우리는 말하지만, 이해하는 순간 과학이 되고 현실이 되는 것 아닐까. 영원히 인간이 이해하지 못해 초현실의 세계에 있을지언정 그게 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나 긍정적이고 행복하며 아름다운 그의 주장이 진실이었으면 하는 희망도 가져보고 싶다. 아무래도 쉽진 않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공상과학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주관적인 얘기들로 보일 수도 있겠다. 여러분의 의견이 무엇이든, 여기 나온 사례의 사람들이 죽은 후의 삶에 대해 말했던 것을 가지고서 모두가 인류애라는 것을 한 번쯤 반추해 보았으면 한다. (20쪽)

전생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면담하길 원하는 피술자들의 말에 의하면, 영혼은 어느 곳이든 적절한 수동체가 존재하는 곳에 보내어진다고 한다. 우리들에게 알려진 별들 중 다만 4%만 우리들의 태양과 같은 천체라고 한다. 하지만 영혼에게 있어 그런 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이 환생하는 곳은 지구와 비슷한 곳이나 두 다리로 땅을 걷는 지적 존재가 있는 곳에만 제한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른 세계를 경험한 영혼들은 마음에 드는 천체가 있으면 그곳으로 주기적으로 돌아가게 되며, 여러 생을 살게 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또 지구도 그런 별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322쪽)

영혼의 반려자는 서로를 돕기 위해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사람이다. 여러 환경이나 입장에서 서로를 돕고 상호간의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만나는 인연이다. 우리들이 친구나 애인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이 지닐 수 있는 더 높은 인식으로부터 온다. 그것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놀랍고 신비한 경험이다. 영혼의 세계에서 알았던 존재를 여러 변형된 형태로 만나게 되는 것은 조화롭기도 하고 또 실망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아무런 바람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일 것이다. 우리들의 행복은 어느 누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4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