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연재되고 있는 줄 알았던 <짱>이 완결되었다는 걸 알고 읽었다. 솔직히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 70권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대략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 듯 하다. 인천연합과 대정고가 싸우는 장면인데 기억에 인천연합이 모여 이야기하고 뭐 그런 장면까지 본 기억이 있다. 무려 18년이 넘게 연재된 만화다. 고등학생 2학년이 18년이 넘는 기간동안 자라지도 않고 같은 학년이다. 마지막 권에 가서야 대략 10년 후를 그리고 있지만.

이 만화를 볼때만 해도 솔직히 인천은 나에게 멀고도 먼 지역이었다. 당시에 만화를 보며 '인천이 도대체 이렇게 큰 지역이고 대단해?'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이제와서 다시 보다보니 지역명을 이야기하는데 이럴수가 친숙하다. 인천이 크기는 크지만 서울에 살고 있던 나로써는 '뭐야'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18년이면 내가 20대일 때부터 본 만화인데 당시에는 학원 폭력물이 꽤 인기였다. 인기를 넘어 열풍이 불기도 했고 그에 따라 사회문제처럼 뉴스에도 나왔다.

학생들이 폭력에 사로잡혔다는 식이었는데 정작 그 당시나 지금이나 차이는 없지 않나 싶다. 당시 <럭키 짱>도 상당한 인기였다. 만화방에 최적화된 책이라 기억에 한 달에 한 권은 나온 것으로 기억하고 5부인가 여하튼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약간 '병맛'스러운 만화였지만 그 나름대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반면 <짱>은 좀 더 현실(?)적이라고 해야할까. 그래봤자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일들이라 좀 과하다는 생각은 많이 들었지만.

솔직하게 무려 74권이나 되는 작품을 18년동안이나 연재된 것을 시간 순서에 따라 읽었기에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읽었다는 기억만 존재하고 구체적고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모르겠다. 그나마 나중에 과거 이야기들이 보여주면서 기억이 떠오르는 캐릭터들이 나오기는 하던데 뭐 징~~하기는 했다. 결국 이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어른들일까, 현재 고등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일까. 괜히 궁금하다. 나처럼 읽던 사람들이 주가 아닐까싶은데.

학원폭력물이었지만 그래도 건전한 편이었다. 물론 디테일면이나 내용면에서는 <크루즈>와 같은 작품에 비하면 다소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싸움 장면에서 거의 한 권이 넘는 분량으로 싸우는데 서로 때리고 맞는데 체력도 좋다. 도저히 인간으로써는 상상하기 어려운데 과거에는 일본이나 우리나 그런 세부묘사가 많았다. 최근 폭력물 만화를 본 적이 없어 어떤지 모르겠지만. 더구나 학생들이 싸우는데 어지간한 격투기 선수보다 더 멋스럽게 홍콩 무협만화처럼 싸운다.

개인적으로 너무 길게 만화가 연재되어 아쉽지만 충분히 영화로 만들어질만하다. 드라마로는 좀 힘들겠지만 만화로는 <비트>급의 레전드 작품은 안 되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10~20대에게 먹힐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배우만 잘 선택되면 30대까지 아우를 수 있을 듯. 

마이클 조던이 은퇴할 때나 몇몇 작품이 완결되었을 때 내 청춘도 함께 지나갔구나 느꼈다. <짱>이 좀 더 일찍 연재를 끝냈다면 그런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을텐데 워낙 오래되어 그런 감정도 없고 완결되었다고 하니 읽었다. 굳이 읽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지 않으면 어딘지 찜찜하니 스스로도 완결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하나둘씩 연재가 끝나는 작품들이 많다. 그렇게 만화책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