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예고편을 보고 큰 기대는 안했었어요, \'타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라면 뻔히 흥행할 만한 요소들 다 갖다 붙여서 영화 클리셰를 완성했을 테니까요, 그것도 맞습니다. 이 영화는 액션, 배신, 음모, 로맨스, 반전, 볼거리, 들을 거리 등을 잘 조합해 만든 웰메이드 상업영화니까요. 우리나라 독립군 영화여서 그랬을까요? 뭉클해지고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힘이었을 거에요.
이 영화는 개봉 전 이미 15개국에 수출 계약이 되었고, 전지현이 800만 관객수를 공약한 영화입니다.
제작비 180억, 올해 최고 투자비용의 한국영화라죠? 손익분기는 최소 650만이라는데 저는 충분히 달성한다고 봅니다. 올 해 최초로 개봉 3일만에 100만을 돌파했대요. 액션영화가 주는 카타르시스와 애국심 고취로 영화라는 문화매체가 주는 긍정적인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꼭 보시길 추천해요 ㅎ
전지현을 위한 영화라는 말이 맞는 듯
스포가 될까봐 다는 말 못하겠고, 전지현의 A와 B 완벽했습니다 !
\'엽기적인 그녀\' 외 그다지 흥행작이 없던 전지현이 \'도둑들\'에서도 이쁜 연예인이었는데 어느새 CF모델에서 진정한 여배우로 거듭난 태가 보였어요, \'도둑들\'에서처럼 챙 달린 모자에 정장을 차려입은 그녀와 검정 고무줄 하나 질끈 묶은 생머리의 중성적인 그녀까지 모두 아름다왔습니다. 아직은 안졸리나 졸리같은 액션 여배우는 아닙니다만, 온몸으로 보여주는 연기가 이제는 정말 충무로 명품배우 같아요.
최동훈 감독은 정말 전지현이라는 여배우를 돋보이게하는 재주가 있는 분입니다.
초호화 캐스팅의 성공조합
전지현, 이정재, 조진웅, 오달수, 하정우, 거기다 특별출연 김해숙, 조승우 이만하면 광 팔아도 남는 패죠? ㅎㅎ
전문가 리뷰를 보면 각 캐릭터의 당위성이 떨어지고 각자 따로 놀면서 조화를 못이룬다는 평도 있던데, 저는 아니라고 보네요.
저 정도면 충분히 각 캐릭터의 사연과 당위성이 보이고, (구구절절히 말 만 많이 하느라 시간 끄는 신파 한국여화가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편집과 플롯이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조진웅의 코믹 애드립 좋았어요, 이제 한국영화도 헐리우드처럼 심각한 스토리 중간중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보여줍니다 ^^
옥의 티를 굳이 찾자면 저는 하정우가 별로였어요 ;; 연예인 2세 중에 아버지 보다 못한 아들은 하정우밖에 없는 거 같아요, 짧은 기럭지로 버버리는 안어울리네요 (김용건이 더 멋있어요 ㅠ.ㅠ) 그 역할은 다른 멋진 액션배우로 대체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정우의 티켓파워까지 노린 꼼수일까? 약간 모자란 느낌 받았어요.
\'베를린\' 의 하정우, 이경영, \'도둑들\' 의 전지현, 이정재, 오달수 등등 흥행 보증수표들을 섞어보는 맛도 있고요, \'신세계\' 의 이정재 는 본래 관상이 비열하고 야비한가요? \'관상\' 에서도 사실 배신자군요 ;;
비쥬얼, OST
철저한 역사 고증으로 재건한 경성과 상하이라는데, \'장군의 아들\'도 좀 생각나고... 시대물을 보는 맛이 있잖아요, 하정우의 중절모, 이정재의 가죽재킷, 장총... 전지현의 패션은 시대를 불문하는 프리마돈나를 보는 것 같아요.
건축물 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까지 디테일하게 신경쓴 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습니다. (한자어를 더 많이 알았음 좋을 걸 ;;)
OST도 적절하게 깔렸다고 봐요, 아직은 전체가 동시녹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것이 좀 아쉽고요, 카메라 각도 및 색채 조화도 안정적이어서 편안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일본강정기를 살았으면 독립군이었을 거라고 말 못해요 ;;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라는게, 비열한 변명을 하겠지요......독립운동을 하다가 친일파로 변심한 사람들이 더 악날했답니다. 일어만 쓰고 일식만 먹으면서 ㅠ.ㅠ 종전의 시대, 평화시대, 민주주주의 사회에 살면서 우리 선배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어요, <연평해전>보다 훨씬 효과적인 애국심 고취 영화입니다.
오랫만에 웰메이드 한국영화 한 편 봤습니다 <암살 Assassination, 2015> 이 영화 한 편으로 올해 제 발등 찍은 한국영화 모두를 용서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듯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