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마블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언맨이 최초가 아니었을까 한다. 본격적인 것은 어벤져스부터다. 그 이후에도 사실 마블 영화를 굳이 보지는 않았다. 유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마블영화를 하나 둘 씩 보면서 모든 내용들이 다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보고 있는 영화를 보는데 분명히 문제는 전혀 없다. 무엇인가 미묘한 내용이 숨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차이는 바로 마블에서 만든 모든 영화가 서로 조금씩 조금씩 다 연결이 되어 있어 서로 하나의 세계관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체적인 면을 알고 보면 훨씬 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각각의 영화가 서로 독립된 레이블로써 세계관을 이끌고 있지만 다른 어벤져들과 연결된 또 하나의 스토리가 묻어 나온다. 한 마디로 우리는 전부 지구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독립된 삶을 영위하지만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마블 영화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고 본 만큼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는 걸 알고 이제는 마블 영화를 볼 수 있으면 보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극장에서 보는 것은 쉽게 결정되지 않아도 TV에서 하는 것을 알면 무조건 보게 된다. 각자 어떻게 지냈는지의 스토리를 통해 구멍이 숭숭 뚫린 부분이 메꿔졌다. 그 최초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마블 역사에서 다른 캐릭터가 중요하겠지만 마블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중심이다.

그 중에서도 <퍼스트 어벤져>는 모든 것이 시작한다. 단순히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타크가 나온다. 어떻게 스타크가 예전부터 마블에서 영향력을 행상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영화다. 이미 마블 코믹으로 어느 정도 세계관과 내용이 다 알려져있다고 해도 연결시키는 것이 만만치 않을텐데 거대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참 신기하다. 마블 코믹같은 경우에는 세계관만 주워지면 만화가는 얼마든지 교체도 가능하다. 그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도 약간 달라지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릴 때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던 슈퍼맨, 스파이더맨, 헐크등 각족 캐릭터들이 이렇게 새롭게 재 탄생해서 사람들에게 인기 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어릴 때 보던 것과는 또 달리 관객에게 찾아오는데 이 부분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배운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캡틴 아메리카는 사람이다. 우리가 그렇게 느낄 뿐 진짜 사람은 맞을까? 유전자 변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사람이다. 표현이 이상한데 어찌되었든 평범한 약골을 인위적으로 다르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악당으로 나오는 휴고위빙은 다소 이상했다. 보통 영화들에서 악당과의 싸움은 클라이막스이고 악당도 나름 사연이 있고 정당성이 부여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 레드 스컬(휴고위빙)은 세계 정복 이유가 잘 납득이 안 되고 만든 무기들의 활용도 어색하고 레드 스컬 자체가 어떻게 그리 되었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다. 각자 마블 코믹을 통해 알아서 빈 공간을 채워 영화를 보라는 뜻인지 몰라도 말이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 상관은 없다.

그 전까지 이름만 어느 정도 알려졌던 크리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본격적인 인지도를 갖게 되었다. 솔직히 <판타스틱4>에 나왔는지도 몰랐다. 꽤 오래된 배우였는데 다소 애매한 위치에서 마블세계에 입성하며 이제는 연기력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영화 전체는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다. 순수하게 어벤져스의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을 알게 되었다는 부분에 의의를 가지는 정도다.

신기하게도 그 다음편이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가 보고 싶다는 거다. 마블 세계에 빠지니 저절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토르도 마찬가지다. 토르 1편을 보니 딱히 엄청 재미있는 것은 아닌데도 그 다음 시리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데도 마블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서 관객을 계속 유도해서 흥행에 성공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결국에는 이렇게 또 다른 작품을 보게 될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