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시리즈를 어릴 때 다 극장에서 봤다. 초등학생때니 그저 슈퍼맨은 영웅이었고 감탄의 대상이었다. 슈퍼맨1탄이 아닌 2탄을 봤을 때 가장 충격적이고 놀라 가슴이 벌렁거렸을 정도였다. 당연히 그 당시에는 슈퍼 영웅은 슈퍼맨이 유일했다. 다른 영우들도 꽤 존재했지만 그들은 인간이었다. 슈퍼맨은 날라다니고 눈에서 이상한 것도 나오고 입에서 차가운 연기도 나오고 신기한 그 자체를 넘어 범접하지 못할 영웅이었다.
감히 슈퍼맨을 이길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던 어린 아이에게 조드 장군과 함께 나타던 세 명은 공포 그 자체였다. 슈퍼맨이 이들에게 꼼짝도 못한다. 게다가 이들이 갖고 있는 능력은 슈퍼맨하고 똑같다. 경악 그 자체였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슈퍼맨과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가 무려 세 명이다. 도저히 슈퍼맨이 이길 것이라 여겨지지 않았다. 절망 그 자체였다.
심지어 슈퍼맨은 사랑하는 로이스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었다. 슈퍼맨이 인간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슈퍼맨은 슈퍼맨이여야 한다. 슈퍼맨이 진짜 인간인지에 대한 구분이 없던 어린 나이였다. 지금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아이들이 현실과 영화를 구분했지만 내가 어릴 때만해도 그런 구분을 잘 못하던 시대였다. 영화를 보러 가는 것도 힘들었고 TV에서 보는 외화도 그저 신기하던 시대였으니.
성인이 되어 다시 <슈퍼맨 2>를 보게 되었다. 다시 볼 생각은 없었는데 하다보니 끝까지 보게 되었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슈퍼맨 그 자체의 인생을 살다 간 영웅이다. 휠체어를 타는 신세가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슈퍼맨으로 자긍심을 잃고 품격을 유지하며 봉사 활동을 하며 살았다. 진 핵크만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이상하게 난 직 핵크먼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알았다. <슈퍼맨2>에서 악당을 나와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되었나보다. 내 무의식에 각인되어 어떤 연기를 해도 별로라 생각되었나 보다.
영화를 보며 재미있었던 것은 슈퍼맨이 마지막 씬에서 악당과 싸우며 두 팔을 들어올리는데 이런 겨땀이 흥건하다. 순간 재미있었다. 아울러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coming soon superman 3라고 떴다. 이미 슈퍼맨 1탄이 워낙 큰 인기를 끌어 2탄을 만들때부터 3탄을 준비했나보다. 그런데, 3탄은 흥행에 실패했다. 나도 3탄은 별로라고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시간이 지나 보니 유치한 면이나 미숙한 합성이 보인다. 지금 화면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인데 당시에 최첨단의 기술로 선 보여 감탄을 자아냈던 것들이 합성 티가 나는 걸 보면. 그 후에 슈퍼맨에 대해 드라마도 나오고 영화도 나왔다. 이제는 슈퍼맨이 다른 영웅들과 함께 나온다. 그렇다해도 역시나 슈퍼맨은 크리스토퍼 리브가 짱이다. 눈 색깔도 파란색이라 더욱 신비롭게 보여 그런 이미지가 강하다.
간만에 본 추억의 영화인데 그럼에도 재미있게 봤다. 역시나 컨텐츠가 제일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