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완전한 내가 되는 길이란 얼마나 험난한 것인가
★★★★
장 마크 발레 감독의 영화 <와일드>를 감상하였습니다. '리즈 위더스푼'의 단독 주연작품으로서 그녀를 오스카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린 작품이죠. 블로거가 된 탓에 영화 관심폭이 늘어난 까닭도 있겠지만, 이번 오스카 시상식의 작품들은 <버드맨>, <이미테이션 게임>, <아메리칸 스나이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더해 <와일드>까지 하나같이 모두 만족스러운 작품들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셰릴 스트레이드'의 힐링 스토리
영화는 험난한 삶 가운데 유일한 희망과도 같았던 엄마를 잃고 난후, 피폐하게 삶을 이어갔던 '셰릴 스트레이드'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마약과 섹스에 자신의 몸을 추스리기 조차 어려웠던 셰릴 스트레이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극한의 공간 PCT(미국 서부)를 종단하게 되죠. 영화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현재의 어떤 시점에 관련된 과거를 회상하는 '플레쉬백 기법'으로서 전개시켜나갑니다. 다시말해, PCT를 종단하는 셰릴 스트레이드의 '험난한 여정'속에 그녀가 지나왔던 '험난한 인생'을 비춰낸다는 겁니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이 더해갈수록 왜 그녀가 이 길을 걸어야만 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서서히 서술함으로서 극의 흥미를 더해가죠.
"인생은 길이다"는 은유, 그리고 성숙한 깨달음
짐작하셨겠지만, 이 영화는 "인생은 길이다"는 인생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은유에 착안하여 연출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셰릴 스트레이드가 길이라 생각하고 걸어야 하는 '야생(Wild)'이라는 위험함이 도사리는 극한의 공간은 그녀의 거친(wild)인생과도 매우 닮아 있죠. 이러한 점에서 봤을때, 영화의 시작점과 전환점에 위치한 '한쪽 신발을 잃어버리자 다른 쪽 신발을 던져버리는 행위'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인해 남은 인생마저 버려버렸던 셰릴 스트레이드의 어리석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끊임 없이 '포기와 도전'사이에서 갈등하던 셰릴 스트레이드는 어느새 목표지점에 도착하게 됩니다. 비로소 '완전함'에 도달한 그녀는 우리가 예상한것 보다 훨씬 성숙한 고백으로서 엔딩을 맞이하게 되죠. 인생을 피폐하게 낭비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과 후회가 아닌, 그러한 거친 인생을 겪어 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그녀의 담담함은 분명 제 가슴 깊이 크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