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겪은 감동적이고 놀라운 50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되지만, '모스'를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모스'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로, 소설가 조지 도스 그린에 의해 1997년에 첫발을 내디뎠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대본 없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형식을 추구하는 모스는 지금까지 3천 편 이상의 이야기를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전했고, 그 수많은 이야기 중 50여편이 추려져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50여 편의 이야기라는 것에서 짐작하겠지만, 각 이야기는 그리 긴 편이 아니다. 5~6장 분량의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야기들이 주는 메세지는 강렬했다. 이야기 마지막엔 그 이야기의 주인에 대한 짧은 소개글이 나온다. 말 그대로 정말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더 감명깊었다.
첫 이야기는 가족, 친구들 모두 반대했던 남자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로 시작된다. 테레사 수녀님을 만나 수녀님을 치료한 일, 공부에 대한 열정을 버렸던 한 청년이 우연한 기회에 얻은 간호조무사 일로 급박한 상황에서 한 환자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 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몇년간 밝히지 못했던 자신의 성전환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말하고 그들 사이에서 다시 예전처럼 웃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일, 어린 갱단들의 습격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큰 장애를 얻고 실의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서게된 일, 16살의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이 개방입양을 통해 아이와의 연을 끊지 않은채 입양을 했고, 자신만의 가족을 이룬 현재에도 아이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이야기, 선천적으로 종아리뼈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 한 살에 무릎부터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겪은 여성이 자신의 신체조건에 굴복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야기 등등.. 최악의 순간이라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진짜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도, 그 어떤 에세이보다도,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매력적이며,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들. 많은 이들의 귀를 사로잡고, 마음을 빼앗아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