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와 그 기능의 사영화는 곧 기업 권력이 정치적 형식으로 진화했음을,

다시 말해, 기업권력이 국가의 긴요한 또는 지배적인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1

요즘 ‘민영화’라는 단어가 연일 뉴스를 오르내리면서 떠들썩한데 갑자기 옛말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영구예미(靈龜曳尾)

거북이는 모래에 알을 낳은 후 바다로 돌아가면서

다른 동물에 발견되지 않도록 영리하게 자기의 발자국을 자기의 꼬리로 문대서 감추지만,

그 꼬리자국 때문에 도리어 더 큰 흔적이 남게 되어 산란 둥지가 다른 동물에게 발견된다.

또 갑오징어는 자기의 처소를 감추기 위하여 입으로 먹물을 토하지만 그 먹물 때문에 도리어 어부에게 붙잡힌다는 말이 전해진다는

고사에 근거한 문구인데 뜻은 “자기로서는 영리한 척하고 있으나, 다른 눈으로 볼 때는 역시 꼬리를 끌고 있다”는

뜻으로 벽암록 제24측 철마노자우(鐵磨老牸牛)라는 화두에 소개되어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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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사실 위의 설명처럼 자신의 산란지를 숨기려고 꼬리를 바닥에 흔들며 끄는 것은 아닐 것이다.

거북이는 산란을 하고 난 후 그저 지친 몸과 체력회복을 위하여 물로 가는 것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꼬리는 거북이의 신체 특성 상 어쩔 수 없이 앞발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흔들거리게 되는 것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보자면 거북이의 꼬리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어차피 흔들거리고 그 자국이 모래에 남는 것은 꼬리만이 아닐 테니 말이다.

그것 역시 보는 사람의 관점에 의하여 그런 비유가 탄생되었을 뿐이며 그를 잘 새겨들으면 된다.

화두의 진짜 내용은 유철마라는 이름을 가진 노파가 고승과의 선을 대결하는 구도과정에서

얕은 수를 가지고 덤벼봐야 이미 보리를 득한 자에게는 들키고 말 노자우(老牸牛), 늙은 암소의 꼼수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노승에게 있어서의 정봉이나 심해로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모든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공통의 사항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보편적으로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평균적인 진리라면 노자우가 법회를 가장하여 노승을 실험하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의 권력층을 보면 노자우(老牸牛) 늙은 암소가 하는 짓, 거북이가 하는 짓, 갑오징어가 하는 짓이 생각난다.)

이유는 그의 정치철학일지 아니면 정치습관일지,

또는 엘리트라고 자신을 생각하여 아랫것들은 아예 자신의 뜻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르지만,

뜻도 모를 신조어를 남발하는 바람에 오히려 사람들은 그 개념을 알아보거나 이해하고자 서로 소통하고 토론에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가 권력자의 의중과 맞던 안 맞던 파생되어버린 효과로

그자의 행동이 예미였음을, 먹물을 뿌리는 짓임을, 노자우의 유혹(마외魔外)임을 들켜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서이다. 

"정부, '민영화' 논란 대응논리 개발•홍보 강화 나선다"

민영화라는 개념에 대한 논리를 정부차원으로 개발하여 국민에게 홍보하라고 하는 뜻은 꼭 그 꼴이다.

민간투자회사라든가 정부투자 자회사라든가 간판만 달랐지 뭐가 다른가? 그것도 명분(名分)을 위함인가?

민영화라는 알을 감추기 위하여 투자회사라는 이름으로 꼬리 짓을 해봐야 결국 다 알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것을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가

셸던 월린

출판

후마니타스

발매

2013.09.02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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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영화는 관리되는 민주주의 의 주성분이다, 한때 포풀리즘의 승리로 찬미되던 중요한 국가기능들을 폐기함으로써 사영화는 ‘정치적인 것’에 그리고 그 민주주의적 내용물에 상처를 입힌다. 사영화의 옹호주의자들이 추종하는 전략은 첫째, 복지기능을 ‘사회주의’로 평가절하하고, 그 기능을 민간 입찰자들에게 판매하거나 특정프로그램으로 사영화 하는 것이다. 예컨대 교육과 같은 종래의 전통적 정부기능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비전이 아니라, 투기자본의 투자 기회로 재 규정되는 와중에 있다.” 4

미국은 철도가 그 탄생부터 민간에 의하여 운영되고 개발되었던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들의 땅은 그렇게 민영화를 유지시키고 확장해도 경쟁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의 땅에서 그들을 따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아파트가 공공재의 성격에 해당된다고 하여

정부가 주도하여 가격통제를 하고 법규를 제도화하고 때마다 관련법을 뜯어고치는 이유가 어떻든

어쨌거나 그것이 공공의 재산이며 공익에 부합한다는 의미에서였을 것이라면

공공의 발인 철도를 민영화하겠다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고 정부가 투자한 회사라고 하여도 그것은 공공재인만큼

그 존재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맞는 운영과 관리에 있는 것 아닐까?

이익이 나는 것을 우선으로 쳐야 한다면 국회부터 팔아야 한다.

그들은 소비할 줄만 알았지 전혀 공공의 이익에 적합한 단체가 아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창조경제’에 보탬이 되는 인물들이 아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능력으로 국가의 부란 개념이 정립하는 것이라면

대통령도 총 수출액이나 총 생산액을 가지고 계산하여 이익을 많이 내는 자로 뽑아야 한다.

그런 게 아니라면 적자의 폭을 줄이겠다고

민간회사의 경영방식을 유입하고 이득을 내겠다는 것은 민간회사의 사적 이익을 위한 야만성까지 적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이 선례가 되면 많은 공기업들이 그 전례를 따르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개발업자로서 행했던 사업계획에는 그런 것이 포함되어있으니까 말이다.

투자금액에 대하여는 조금도 손해보지 않을 기막힌 사업.

나와 같은 사람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렇지 않아도 돈이 없으면 숨조차 쉴 수 없게 되는 세상으로 가는 KTX를 타는 것과 같아 보인다.

전임대통령의 사재를 털어 기부했다던 그 재단,

그것은 민간화 될 공기업을 흡수하여 공공의 가면을 쓰고 시민의 재산을 착취하는 사적 집단으로의 첫 계단 아닐까?

어쨌든 이렇게 하는 것은 국가가 스스로 공공성을 저버리고 국가를 사기업화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며,

사기업화하는 것은 공공윤리를 등한시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봐도 된다.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 자신들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거북이와 같다.5

시민은 그들의 암수를 다 알고 있지만 잠자코 있었을 뿐이다,

"파업 중인 분당선 여성 기관사의 글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

그런데 그들은 스스로 마외(魔外)를 드러내어 잠자는 시민들을 깨우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곧 그들은 미래에 대한 지행성도 정치철학도, 공공선(公共善)도,

독자적인 이념도 없이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뭘 하던 관심이 없다.

그저 가끔 공포를 주기 위하여 경제와 안보를 적절히 잘 사용하기만 되는 위험한 무기를 가진 미숙아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플라톤에 따르면, 지배자들은 “피지배자들에게 수없이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써야만 할 것이다. 그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국가) 플라톤의 이상적 정치체제는 명확히 정해지고 강제되는 정치적 불평등에 기초한 것이며, 이 불평등은 특별교육을 받은 철학자계급이 정치적 의사 결정과 거짓말 행위를 독점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결정적 경계선이 집단간에 그어지며 그 선은 더욱 조장되고 강제된다.”  6

돈 없고 춥기만 한 이 겨울에......

저들의 부단한 꼬리 짓에 눈감고 있는 조용한 시민들의 아우성 때문에 추위는 더 길게 갈 것 같다.

이럴 때 책에서 읽은 구절이 나의 짜증을 대변하여 입으로 튀어나올 욕을 대신하여 주는 것 같아

그나마 스트레스를 조금은 줄여주는 의미로 사족을 끊고 그냥 옮겨 적는다.

“반민주주의, 행정부 우위, 엘리트 통치는 정도된 전체주의의 기본 요소들이다. 반민주주의는 인민에 의한 정부라는 견해를 노골적으로 공격하지 안는다. 그대신, 정치적으로 이것은 내가 앞서 ‘시민들의 탈 동원화’라고 부른 것을 만들어 냄을 의미한다. 이 탈 동원화 과정은 아주 잠깐 동안만 유권자로서 잠시 깨어나도록 그들을 조건 짓고, 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의 범위를 통제하며, 그리하여 그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림으로써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한다.  빠른 노동속도, 늘어난 노동시간,과 더불어 고용불안은 시민을 정치적으로 탈 동원화하고 사적 존재로 만드는 하나의 공식이다. 이 동학의 작동방식은 간접적이다. 이는 시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정부와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자신들의 사적 관심사와 이익에 집중하며, 납세를 꺼리도록, 그리고 자신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를 애국심, 집합적 자기 정당화, 군사적 능력의 우월함과 관련된 상징적 만족감과 교환하도록 만든다. 그 무엇보다도 탈 정치화는 집단적인 공포 분위기와 개인적 무력감 속에 사회가 봉합되어버리는 사태를 통해 촉진된다. 테러리스트들과 일자리 상실, 국가 연금 안의 불확실성, 급상승한 의료비, 증가하는 교육비에 대한 공포심 말이다. 부유층과 특권층의 삶은 불확실하게 만들면서도 노동계급과 빈곤층에겐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나치와는 달리, 전도된 전체주의는 빈곤층을 착취하고,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서비스를 축소하며, 저임금 노동의 유입으로 인해 위협받는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직업교육 예산을 엄격히 통제한다. 변덕스럽고 전 지구화된 경제체제에서 최첨단 기술 부문에의 고용은 대공황 시절만큼 위태위태하다. 그 결과 시민권은 일종의 지속적 불안상태에서 행사된다. 홉스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확히 지적한바 있다. 시민들이 불안한 상태에서 경쟁열망에 의해 움직일 경우, 그들은 시민적. 정치적 참여보다는 정치적 안정과 보호를 갈망하게 될 것이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