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1(목) - 2013.09.2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평소부터 알폰스 무하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얼핏 기억이 나기는 하지만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의 전시회를 찾아간 이유는 건축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되면서 알게 된 아르누보에 대한 관심과 함께 무엇보다도 알폰스 무하의 그림들이 갖고 있는 탐스러움으로 가득한 아름다움 때문인 것 같다.

아름다움 아니면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그려낸 것 같은... 그런 그림들이었다.

아르누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장식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과 한때-근대 초기에 유행을 했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물론 그런 성향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어짐이 계속되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 않다) 그다지 아는 것이 없어서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이 얼마나 아르누보를 대표하고 있는지, 그의 작품이 아르누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지 않다.

단지, 그저 그의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전시회로 향했을 뿐이다.

그의 대표작들을 접할 수 있는 ‘알폰스 무하 - 아르누보와 유토피아 전’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알고 있던-좋아하던 사람들로서는 무척 기억에 남을 전시회일 것 같고, 생소한 사람들도 그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함을 넘어서 넘쳐나고 있는 그림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그림-미술이기보다는 만화-그림인 것 같다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그 둘의 구분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그런 것 같다는 변명을 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들게 되는 그림들이 많았는데, 몇몇 그림들은 일반적인 그림-미술의 영역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모호함을 느끼게 되었는데, 아마도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 대부분이 단순히 미술이라는 일종의 예술적인 측면-영역에서만 고민한 결과물이 아닌(미술만을 위한 미술이 아닌) 대중들-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그들에게 깊은 인상을-충분히 기억에 남도록 만들고 시선이 머무르도록 만드는) 작품들이(포스터, 광고 등) 많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술품들과는 다른 기분 속에서 접하게 되는 것 같았다.

또한, 알폰스 무하의 작품은 결국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서 혹은 아르누보라는 장식적인 측면이 강조된 미술이라는 한계-제약 때문에 작품 자체로서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작품 자체가 장식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서 부분적으로만 다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분명했는데, 그런 점에서 부분적이고 장식으로서의 작품들이지만-일지도 모르지만 그 한계-제약을 넘어선 독자적인 작품으로서 인정받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점 때문에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기도 하다.

보조적이고

보완적인

실제 대상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서 

실제 대상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 

그런 의미에서의 아르누보일지도 모르고 부족함을 채워주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전체를 뛰어넘는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들로서 이해될 수 있기도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알폰스 무하는 일상-대중들 속에 있는 사물들을 예술로서 끌어올린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팝아트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알폰스 무하가 일상-대중들이 더욱 눈여겨 볼 수 있도록 그 대상에 자신의 작품을 덧붙였다면,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팝아트 작가들은 그 대상-사물 자체가 이미 예술이라는 뒤엎음을 강조했던 것 같다.

그 정반대의 접근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에 좀 더 끌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주 조그마한 작품에서부터 거대한 작품들까지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만들어낸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을 보면서 단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을 찾아보게 되기도 했었다.

그것이 시도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그림들 많이 본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참고 : 1.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고갱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물론,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과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삶은 삶을 제약한다.

         2.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에도 흥미는 느끼는데,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