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아잔 브람'의 인생 에세이. 최근 스님분들의 책이 꽤 많이 출간되고 많이 읽히는 것 같다. 그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불교 혹은 기독교에서 알려주는 마음 다스림이나 정신적 고요함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생각만큼 내려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은 중.고등학교에서, 대학에서,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승진하기 위하여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험들을 치릅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시험받고 심사받는 날들이 많다는 사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오늘 제가 시험을 잘 치르는 한 가지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생의 시험들을 치를 때, 제가 앞에서 말해드린 방법을 써보십시오. 정말 지혜로운 시험의 기술은 놓아버리고 완전하게 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잠시 멈추고 쉬기만 하면 됩니다. 과거와 미래를 내려놓고 마음을 맑게 해서 에너지가 넘치게 해보십시오. 여러분은 그럴 수만 있다면, 인생의 모든 시험들을 웃으면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까지 따라올 것입니다. 웃는 얼굴로 인생의 시험장에 들어가십시오. - P37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경쟁 속에 놓이게 된다. 죽을 때까지 수많은 시험과 경쟁을 거쳐야하는데, 따지고보면 그 모든 일들이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가끔씩 시험을 앞두고 조금만 긴장을 풀고 임해도 결과가 생각보다 훨씬 좋을 때가 있음을 종종 발견한다. 그 잠깐의 긴장 풀기가 오히려 더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는 뜻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매 순간 긴장 속에 자신을 놓아두지 말고 조금은 풀어놓자.
명상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저는 "마음챙김! 마음챙김 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마음챙김' 한다는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의 몸에게 물어보라는 뜻입니다. '몸아,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으냐?" 이렇게 물으면, 몸이 대답합니다. "그냥 자고 싶어요." 그러면 여러분은 그냥 '그래'라고 말한 뒤, 잠을 자면 됩니다. 여러분의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볼 줄 안다면, 여러분 앞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몸은 때때로 '운동을 해야해' '과일이 필요해' '잠이 필요해' '난 정말 쉬어야 해'라고 그럽니다. 몸은 매우 지혜로우니까, 몸한테 물어오면 훌륭한 대답을 해줄 것입니다. 어떤 때는 '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긴장을 풀고 싶어' 라고 할 것입니다. 이럴 때 대체로 슬픔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게 진짜 최고의 휴가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깨닫게 될 겁니다. - P78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내가 내 몸에게 묻고 답변을 듣는 것.. 사실은 이것만큼 제일 정답인 것 없는 것인데, 지금까지 내 몸이 무엇을 원하지는지 한번도 알려고 하지 않았었다. 왜 그랬을까.. 내가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휴가. 지금 내 몸은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잠깐 동안 무거운 컵을 내려놓는 거섳럼, 잠시 동안만 걱정들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쉬게 된다면, 여러분은 그것들을 다시 들 수 있습니다. 훨씬 가볍게 느껴질 것이고, 스트레스도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스트레스의 문제는 여러분의 의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의무들을 잠시 내려놓고, 여러분은 쉬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단 몇 분 만이라도 걱정들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내려놓기, 느긋하게 하기, 멈추기.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살면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몰라서 생긴 스트레스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위험한 무기와 같습니다. - P84
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 이어지고 돈이 없어서 결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으며, 돈과 관련한 범죄와 자살도 늘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더욱 일에 매달리고 그럴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그만큼 높아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쉬는 법을, 휴식을 취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다고나 할까.. '가족을 위해서'라고 말하겠지만 정말 그럴까? 쉴땐 쉬어주는게 오히려 일의 능률을 높이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왜 알려고 하지 않을까? 아니.. 알고 있으면서도 그 잠시의 휴식이 주는 어색함과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서 시도해보려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내려놓을 줄 안다는 것이 때때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는 미국의 심리학자들에게 '과거의 고통스러운 체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한 장의 종이에다가 어떤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났는지,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두 적으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고통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가슴속에서 꺼내서 스스로 그 문제를 시인해야 합니다. 나쁜 일들을 모두 꺼내서 종이에 적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갈색 잉크 펜으로 화장지에 모두 옮겨 적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일어났던 나쁜 일들을 모두 다 옮겨 적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나쁜 일들과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화장실 변기에 내려보냅니다. 그 전에 할 일은 똑똑하게 소리 내어 읽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그것을 놓아버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화장지가 본래 가야 할 곳으로 그것을 가져갑니다. 그렇게 '놓아버리기' 세리머니를 하는 것입니다.
화장실 변기통에다 버리고 버튼을 내리면 쉭쉭! 잘 내려갑니다. 이것은 진짜로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심리 상담사들은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낸 것인데, 농담입니다만 이 심리 상담사들은 여기에 대한 저작권료를 주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효과 있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그런 일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변기통에 버리는 배설물과 동일시 하는 겁니다. 똥이나 오줌을 닦을 때 화장지 양면을 다 쓰지 않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한쪽에만 과거의 나쁜 기억들을 쓰고 변기통에 넣으면 됩니다. 이 갈색 잉크 세리머니는 과거의 모든 나쁜 기억들을 모두 놓아버리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해줍니다. - P133~134
나를 괴롭히는 기억에거 나를 해방시키는 방법인데 참 재미있는 방법인 것 같다. 좋지 않은 일이 나를 괴롭히는 건 내 스스로 그것을 놓지 못해서, 인정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스스로는 '놓았다, 인정했다'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어쩌면 엄청 어렵고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조금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이제부터 여기 있는 이 여인을 당신 부인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신부에게도 말합니다. "이제부터 이 남자를 당신 남편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일단 결혼을 하면 절대 자신을 '나'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고 상대방을 '동반자'라고 생각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결혼을 하면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결혼 생활에서 화목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결혼 생활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잖습니까? 그러면 누구의 문제이겠습니까? 바로 우리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같이 생각하고 같이 풀어야만 합니다. - P173
결혼은 '내'가 아닌 '우리'가 되는 약속. '우리'가 된다는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약속과 동시에 평생에 걸쳐 조금씩 '우리'의 형태를 갖추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이혼을 예전보다 참 쉽게 만나게 된다. 근데 알고보면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오해가 쌓이다보니 결국 풀지 못하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채 마지막 결론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된다는건 전보다 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간의 하루를 나누고, 표현하고 이해하고 맞춰가는 것.. '화목'이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과 가장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