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리스트 카터 저 / 조경숙 역 / 아름드리 / 1998.08.15 / 정가 6,500원 / 자전적 소설
인디언의 세계를 어린 소년의 순수한 감각으로 묘사한 작품.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졸지에 부모를 잃은 '작은나무’가 할아버지,할머니와 산속에서 함께 지낸 날들을 써 내려갔다.
자연과 교감 단절된 현대인의 무지를 일깨웠으며, 전미 서점상 연합회가 선정한 제1회 에비상 수상작이다.
포리스터 카터는 알라바마주 옥스퍼드에서 1925년 태어났다.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일부 이어받은 카터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옥스퍼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 해군에서 근무했으며, 콜로라도 대학에서 공부했다. 작가로서 출발한 것은 48세가 되고 나서였다. 처녀작인「텍사스로 가다」는 크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그의 마음의 고향인 인디언의 세계를 어린 소년의 순수한 감각으로 묘사한 작품인 이 책「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일종의 자서전적인 소설로, 발간 초기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갈수록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어 작가 사후 12년이 지난 1991년에 제1회 애비상을 수상했으며, '작은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터는 그외 「조지 웨일즈의 복수의 길」「산 위에서(제로니모)」 등의 작품을 남기고 1979년 5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작은 나무'라고 불리는 6살짜리 꼬마아이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한 1년 간의 시간을 일기 쓰듯 적어 놓았다.
위에서 설명 해놨지만 이 책은 체로키 인디언 혈통을 물려 받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작가의 삶의 일부분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작은 나무'라는 인디언 이름이 왠지 감성을 더욱 건드리는 것 같다. 따뜻함이 배어나오는 그런 이름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작은 나무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소중하다는 체로키 인디언의 정신을 알려주며, 삶의 지혜,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과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게 된다. 아니, 가르치기 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씀과 행동에 순수한 작은 나무 스스로가 빠르게 흡수 시켰던 것 같다. 
사랑 = 이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말하는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고 말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 이해하고 있었고, 그래서 두 분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세월이 흐를수록 그 이해는 더 깊어진다고 말한다.
할아버지께서는 작은 나무에게 직접적인 행동으로 자연과, 동물들과 식물들과 교감하고 인디언들의 방식을 가르쳤다면, 할머니께서는 작은 나무에게 이야기로써 인디언들의 정신을 가르쳤던 것 같다.
영혼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영혼에는 마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이 부분만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되새겼다. 그리고 생각했다.
몸이 죽으면 모든 것이 다 죽을거라 생각했던 내게 영혼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나도 이제부터 노력하기로 한다. 영혼의 마음을 부풀리기 위해서.
할머니가 했던 말들을 읽다보면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많다. 할머니의 말씀이 적힌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내 왼쪽으로 인디언 할머니께서 직접 오셔서 말씀해 주시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산사람이며, 가난하고 인디언인 할아버지에게 보안관이든 주나 연방의 밀주감독관이든 정치가이든 가릴 것 없이 그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천적이었다. 그들은 모두 '법'이었고 할아버지에게 '법'이란 무조건 권력만 휘두르는 괴물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작은 나무에게 지난 일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했다.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낼 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면 어디로 가야 될지도 모르는 법."
정부군이 법을 이용해 인디언들을 강제 이주를 시켜 땅을 빼앗고, 인디언들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눈물에 여로에 대해 말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법'으로 인해 작은 나무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고아원에 가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보내야만 했다.
작은 나무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3일.
그 3일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둬야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약자 편에는 서지 않는 '법'이라는 괴물때문에 그들은 강제적으로 헤어져야 했고,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어 주위 사람들의 가벼운 말만 듣고 진실은 묻어진 채 모든 것들이 왜곡되어 할아버지 할머니는 작은 나무에게 '장애물'이 되어 있었다.
할머니가 헤어질 작은 나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늑대별을 말해주며 안심을 시켜주는 것 뿐이었다.
고아원에서의 범죄는 끊이질 않는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부모 잃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선량한 마음으로 데려 와 키우는 곳. 이라고 예전엔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약한 어린아이들이 범죄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곳이 고아원.
모든 고아원이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사건은 고아원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니까.
고아원 목사는 인디언인 작은 나무에게 악의 씨를 받고 태어났다며 이유 없이 구타를 하지만, 정말 악의 씨를 받고 태어 난 건 당신이야.
쓰레기 같은 당신의 입에서 작은 나무에게 악의 씨를 받고 태어났다고 하는 것도 우습고, 더러운 입에서 주님의 은총을 이야기 하는 당신이 역겨울 뿐이야.
할아버지는 이미 작은 나무를 데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작은 나무에게 가자는 말을 하지 않으셨다.
그 결정은 작은 나무가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을 내릴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셨던 것이다.
작은 나무를 데려갈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의 사랑때문이었다.
누가 야만인인지 모르고 있는 그 목사는 한 야만인이 이틀 동안이나 자기 뒤를 따라다니더니, 결국에는 사무실에까지 뛰어들어와 작은 나무는 산에 있는 집으로 가야 된다는 말만 했다고 했다.
하.. 저 야만인은 구속 안되나요? 애를 굶기고, 폭언하고, 구타를 했습니다. 근데 아무런 법적 제재도 안하나요?
그래도 되는건가요.. '법'이란 그런건가요? 질린다 정말...
부모님을 잃고 나서 작은 나무는 또 할아버지의 죽음을 맞이 하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도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길을 떠나셨다.
첫 시작도 죽음이었고, 마지막도 죽음으로 끝냈지만, 슬픔 보다는 감동이 더 깊었던 책이었다.
아니, 책의 제목처럼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함을 선물 해 줬다.
어린 작은 나무의 관점에서 바라보다 보니 글에서는 순수함과 엉뚱함이 가득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지혜로움에 내 영혼이 조금은 더 풍요로워 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