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애니메이션 1기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22108663

극장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22108663

그다지 대중적이지도 않은 것 같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인기를 끌지 못할 것 같았던 ‘스즈미야 하루히’가 이처럼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분명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매력적인 작품이고 작품이 만들어내는 세계관에 흥미를 갖게 된다면 누구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작품일 것이다.

1기는 그처럼 황당하기만 하면서도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매력을 잘 살려낸 작품이고, 원작 소설의 1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도 이후 작품들에서 매력적이었던 내용들을 첨가하여 보다 다채로운 작품으로 이뤄지게 되었었다.

아마도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매력은 어떠한 강박관념이 없다는 점일 것 같은데, 그것은 거창한 철학도 그리고 세기말 적인 우울함에서도 벗어난 그저 낙천적이고 밝기만 한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아늑함일 것이고, 이와 함께 그런 아늑함만이 아닌 이면에 깔린 불안감과 낯설음이 만들어내는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빛을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장점과 매력을 갖고 있는 1기에 이어서 제작된 2기는 1기와 같은 다양한 매력을 담아내면서도 전형적 / 안정적인 연출을 보이지 않고 하나의 중심 줄거리를 갖기 보다는 간략함과 실험 그리고 서두름으로 채워진 혼란스러움으로 다가오게 만들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움은 단편과 무한반복 그리고 중편이라는 작품 성격으로 인해서 더욱 모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욱 다듬어서 보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2기의 첫 번째 에피소드 ‘조릿대잎 랩소디’는 1편으로 이야기가 완결되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에피소드이고 이후 ‘소실’과 그리고 여러 방식을 통해서 자주 반복될 것 같은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것을 보다 심화시키기 보다는 간략하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보다 박진감을 갖도록 만들어 2기에 큰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Endless Eight’으로 팬들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9편의 반복되는 에피소드로 인해서 혼란스러움으로 느껴지도록 만들게 된다. 수없이 반복되는 여름방학이라는 설정과 함께 그 반복이 만들어내는 지루함과 무기력 그리고 지쳐감을 작품 속 등장인물들만이 아닌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도 느껴지도록 만들어서 보다 작품에 다가서기도 그리고 작품으로부터 거리감을 갖게도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모호함과 혼란스러움(그저 지루하게만 만들기 위한 것인지, 하나의 실험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뚜렷한 목적은 갖고 있는 것인지)은 아홉 번 반복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당황스러움을 만들어내며 스즈미야 하루히의 팬들을 보다 열광적이게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스즈미야 하루히에게 멀어지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광팬이 되거나... 부담을 느끼게 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이런 실험적인 방식의 전개 이후 진행되는 내용은 소설과 TV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익숙한 가을 축제와 관련된 이야기이고 스즈미야 하루히의 변덕으로 시작된 영화 제작으로 인해서 단원들은 갈등을 겪게 되고 단지 스즈미야 하루히로 인해서 서로가 모이게 되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깨닫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단원들 모두 서로 다른 입장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의심스러운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후의 이야기 전개에서의 불안감을 전달하고 있기는 한데, 그러한 불길함을 강조하면서도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성향인 명랑한 분위기를 다시금 유지하며 작품을 진행하게 만들고 있고, 만족스러운 결말을 보이면서 그동안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던 진행에서 조금은 안정을 갖추며 작품을 종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진행이 조금은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느껴지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이전과는 다르게 오프닝 곡을 사용하지 않고 곧장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서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서 빠른 전개를 보이는 것 같다는 느낌으로 인해서인지 애매하다. 중편으로 만들어낸 작품을 방영 시간에 맞게 잘라내기만 했을 뿐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2기가 작품의 매력을 보다 확장시키기 보다는 심화되는 혹은 분열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실험을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 충성스러운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키기도 하지만 작품이 갖고 있는 매니아 적인 성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도 한 것 같다. 그 겹쳐질 수 없는 차이가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모호함과 혼란스러움이 긍정적인 평가를 낳기 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높은 것 같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인 것 같기는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실험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인상적인 작품이기도 한 것 같다.

어쨌든, 스즈미야 하루히라니까... 라는 핑계로 인해서 이러한 당황스러움도 그저 유머로서 받아들일 수 있기는 한데... 과연 3기가 제작되는지와 3기의 제작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꽤 궁금하게 생각된다.

이대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막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