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귀환’은 모리어티와의 숙명적인 맞대결 이후의 부활한 셜록 홈즈와 왓슨의 모험으로 이뤄져 있으며, 사람들에 따라서 홈즈의 죽음 전과 부활 한 이후의 작품에서 차이를 찾아낼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상세하게 작품을 읽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약간은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의식적으로 그렇게 읽지를 않는다면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

새롭게 작품을 시작하기 때문인지 조금은 이전 작품들에서 갖고 있던 설정들 몇 가지를 제거하고 있는데, 우선은 홈즈의 유일한 벗이자 동반자와 같은 존재인 왓슨이 보다 홈즈 곁에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아내와는 사별한 것으로 처리하고 둘은 다시금 베이커 가에 위치한 하숙집에서 온갖 기묘하고 흥미로운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또한, 이전과 같이 홈즈의 괴팍한 성격이 조금은 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의뢰인들이 찾아와 자신들이 경험한 독특한 상황 / 사건들에 대해서 고백 / 진술하는 과정에서 벗어나 사건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거나 사건을 풀어나가는 중에 벽에 막혀서 곤란해 하고 있는 홈즈와 관련된 형사들이 찾아오거나 연락을 통해서 사건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조금은 변형을 갖게 되고 있다. 그럼으로써 기존과는 달라진 느낌을 갖게 되기도 하고, 홈즈 본인도 이전과는 달리 추론과 논리에 대해서 덜 자신의 생각들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추리 / 범죄소설 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이전과는 다르게 좀 더 왓슨과 같은 정의감에 투철한 모습을 보이게 됨으로써 범죄 자체의 독창성과 특이성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접적인 감정을 자제하고 논리적이고 기계적인 성향이 많이 강조되었던 셜록 홈즈의 기존의 모습들을 떠올린다면 달라지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런 차이들을 제외한다면 이전과 같이 흥미로운 내용들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예전과 같이 자신의 성급함에 대해서 혹은 실수들에 대해서 후회하는 상황이 별로 발생하지 않고 보다 더 날카로워지고 꿰뚫어보는 분석력만 높아진 것으로 홈즈의 모습을 다뤄지고 있다. 탁월하면서도 가끔은 엉뚱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던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서는 그저 사건을 접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혹은 그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스치듯 언급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짓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냉소적인 성향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갖게 된다.

또한, 간간히 등장인물들의 대화들을 통해서 그들이 이제는 늙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목들과 왓슨을 통해서 홈즈가 세월이 흘러 은퇴를 한 다음 교외에서 생활을 한다는 언급 등을 통해 셜록 홈즈가 많은 세월을 겪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설정들과 내용들은 보다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여 독자들도 셜록 홈즈가 언젠가는 은퇴를 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진짜 쓰기 싫은 것을 억지로 썼음에도 꽤나 잘 써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쓰고 싶은 것들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엉망이기만 할 뿐인 사람으로서는 그 재능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추리소설의 성격보다는 일종의 범죄소설과 같은 성격을 보이는 내용들이 간간히 눈에 보이기 때문에 코난 도일이 이전과 같이 정교하게 이야기를 꾸미는 것에 관심을 잃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쓰고 싶어서 다시 쓰게 되었기 보다는 (팬들 그리고 셜록 홈즈 소설을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출판업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다시금 펜을 잡았다는 점이 좀 더 정교한 구성과 상세한 논리를 펼치기 보다는 그저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구성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죽음 이후의 작품들에 실망감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왜 그렇게 느끼게 되는지도 일정 부분 공감하기는 하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우선되는 것 같다.

가볍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저버리기에는 셜록 홈즈의 매력이 그리고 그의 든든한 벗 왓슨의 매력이 너무 강렬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금 그들의 모험에 관심을 갖고 책을 펼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