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radiohead.com/deadairspace/

라디오헤드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에 대해서 불필요하게 길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저 'OK COMPUTER' 이후 그들은 항상 최고의 위치에서 주목의 대상이었고, 그 부담감과 관심을 그들은 항상 이겨냈다는 것으로 혹은 그 관심과 기대감에 한걸음 앞서나갔었다는 것으로 정리하면 될 것 같다.

이미 그들이 스튜디오로 향해서 새로운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간간히 멤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앨범 작업에 만족감을 말하고 있었고 곧 새로운 앨범이 발표될 것 같다는 소식에 더 이상 앨범 작업이 없을 것 같다는 식의 기존 발언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느닷없이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앨범 발표를 공개했고, 이전 'IN RAINBOW'와 비슷한 방식으로 앨범을 공개하는 것으로 확정되어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앨범이 공개되는 2011.02.19(토)만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과 마찬가지로 공개되자마자 그들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다.

이번에 공개된 그들의 8번째 앨범 ‘The King of Limbs’은 아직 이것이 전부인지 일부분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쉽게 단정내릴 수 없기는 하지만 이전 앨범들보다 더욱 전자음악에 기울었다는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Kid A’ 혹은 ‘Amnesiac’ 앨범부터 시작된 그들의 록음악과 전자음악의 결합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Hail to the Thief’과 ‘In Rainbows’ 앨범을 통해서 실마리를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찾게 되었고 그들의 결과물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감을 표시하였다.

이런 결과물들로 인해서 더 이상 그들에게서 새로움을 혹은 더 이상의 뭔가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도 가능하게 되기는 했는데, 이런 (조금은 성급한) 결론에 대해서 쉽게 수긍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런 결론을 갖게 되기까지의 논리는 이해되기 때문에 별다른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었다.

그런 판단에 대해서 그들도 충분히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더 이상 록음악과 전자음악의 융합에 대해서 관심이 시들어진 것일까?

이번 앨범은 톰 요크의 솔로 앨범과 같이(혹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전자음악으로만 앨범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고, (록)밴드로서의 성향은 극히 축소되어 있다는 인상을 갖게 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대부분의 곡들이 그저 전자음악일 뿐인 구성을 보이고 있다.

앨범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록)밴드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중요성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만약 이게 공개되는 내용물의 전부라면 그동안의 그들의 앨범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지 않은 앨범이 될 것 같고 그들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은 정리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과물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닌데,

괜찮은 결과물이고 전자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으로서는 그럭 저럭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갖게 되지만 이런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라디오헤드라는 것과 그들에게서 보다 더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아쉬움을 보다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록음악과 전자음악의 결합이라는 그들의 목표가 이뤄진 이후에 발표된 앨범이니 좀 더 아름다운 완성도를 보여주거나 그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방향을 보여주리라 생각되었지만 이건 그저 전자음악이라는 생각만 들고, 만약 이게 그들이 제시하는 결과물의 전부라면 처음으로 그들에게 실망감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열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그들의 들려주었던 음악들을 떠올린다면,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었던 고민과 결과물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앨범은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참고 : 1. 앨범의 발표 방식이 'IN RAINBOW'와 비슷하지만 차이점 또한 분명한 것 같다. 이전에 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성향을 보이는데(지역별로 조금이나마 언어적인 접근이 편해졌다), 아쉽게도 앨범 주문 자체는 이전 'IN RAINBOW' 방식이 나은 것 같다(불필요한 가입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이번 구매 방식에는 포함되어 있다).

         2. 정식으로도 앨범이 발표되겠지만 이전처럼 홈페이지를 통해서 주문한 사람들이 앨범을 실제로 접한 다음에 발매가 되는 것인지(홈페이지에 따르면 5월이나 돼서야 앨범이 발송된다는 것 같다) 아니면 정식으로 구하는 방법은 보다 빠르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3. 'IN RAINBOW'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주문 구입을 한 사람들에게 보너스 앨범이 제공되었지만,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인지도 불확실하고 이번에 공개된 음악이 정규앨범 수록곡인지도 지금까지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다. 5월이 돼서야 앨범을 배송한다는 것에 제작과정으로 인한 공백기인지 아니면 추가로 공개되는 음원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4. 그래도 역시나 가장 큰 차이는 가격 책정을 자기 자신이 하라고 했던 방식에서 많이 후퇴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 방식이 갖고 있던 필요 이상의 화제성에 대해서 본인들도 조심스럽게 생각된 것일까? 게다가 주문은 파이어폭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