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마츠 다카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경찰은 사고사로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 마나미는 자신이 담임인 학급의 학생 2명, 범인 A와 B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 유코는 청소년법에 의해 보호받게 될 범인들에게 그녀만의 방법으로 벌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뜻밖의 고백이 시작되는데……”

일본에서 2010년에 개봉된 작품 중에서 자국 작품으로는 ‘고백’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는데, 만장일치에 가까운 선택이기는 했지만 간간히 최악의 작품으로도 꼽히는 경우가 있어서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던 참에 작품을 접할 기회가 생겨서 찾아보게 되었고, 인상적인 작품이기는 하지만 최고이기 보다는 개인적으로는 최악으로 꼽는 사람들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기본적으로 나와 맞지 않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되는 작품이었다.

작품은 어수선한 분위기의 교실에서 여선생이 교사로서 근무를 그만두며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꺼내며 시작하고 있고, 그동안 학교에서 벌어졌던 그리고 또래 학생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벌였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사건들을 거론하며 긴장감을 만들기도 그리고 풀어내기도 하면서 진행되고 있고, 학생들이 다들 알고 있는 여교사의 하나뿐인 딸이 학교에서 죽었던 일과 그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자신의 학생들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일어난 살인이라는 것을 알려주며 어째서 자신의 딸이 죽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누가 저질렀는지를 조목조목 거론한다.

어떤 의도에서...

그리고 어떤 과정으로 자신의 딸이 죽게 되었는지 담담하게 얘기를 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단번에 집중시킨다.

그리고 어떻게 그녀가 그걸 저지른 이들에게 복수를 그리고 반성의 기회를 주려는지 알려주며 놀라움으로 가득한 고백(이야기)은 다음 고백(이야기)들로 넘어간다.

작품은 떠난 여교사를 대신한 열정만으로 가득한 교사의 순진하기만 한 행동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질렀던 두 소년과 그들의 어머니 그리고 소년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의 모습들을 경쾌하고 감각적인 방식으로(온갖 팝송과 록음악을 곁들여서) 보여준다.

살인을 한 소년 중 지나칠 정도로 영리한 소년은 죄책감 없이 평소처럼 학교생활을 하고 그런 모습으로 인해서 오히려 주변 학생들은 그를 더욱 멀리하고 괴롭힌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같은 반에 있는 한 소녀는 그런 소년을 동정하게 되지만 그 소녀도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학생을 추종하는 소녀라는 것을 알려주며 살인을 저지른 소년에게 동화되어 간다.

살인을 저지른 또다른 소년은 그동안 내성적이기만 하고 나약한 존재였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이 얼마나 커다란 잘못을 했는지 깨달으며 죄책감과 함께 불안감으로 인해서 미쳐가게 되고 그 과정을 바라보는 아들을 감싸기만 하고 있는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덧붙여져서 더욱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의 딸의 죽음으로 인해서 복수를 계획하는 여교사와

그 복수로 인해서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다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는 소년

영리하지만 나쁜 방식으로 자신의 뛰어남을 증명하려는 또다른 소년은 죄책감도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더욱 커다란 범죄를 계획하지만 고백을 통해서 떠나간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가 계획한 범죄가 여교사에 의해서 실패하게 되고 소년의 모든 것은 무너지게 된다.

반 학생들은 두 소년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서 진심으로 분개하기 보다는 하나의 괴롭힘의 구실로서만 이용할 뿐이고 그들처럼 잔혹하기만 한 모습을 보이기만 한다. 그렇게 ‘고백’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서로에게 잔인해져만 가고 있을 뿐이고 상대방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불편함을 만들고만 있을 뿐이다.

‘고백’은

가볍게만 다뤄지는 죽음이 얼마나 무거움을 갖고 있는 것이고,

삶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그런 의미 있는 전달보다는 난폭함과 잔혹함 그리고 순수한 얼굴의 소년과 소녀들이 얼마나 잔인하기만 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을 위해서 잔혹함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지 잊고서 그저 잔인하기만 한 모습만을 담아내고 있다. 서로에게 향하는 잔혹함.... 그것만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개인들이 보여주는 잔인함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찾아내고자 하려는 의도는 애초부터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그저 감각적이고 잔인하기만 할 뿐이다.

어떠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지만,

원작 소설은 어떻게 담아냈는지는 몰라도 영화는 그저 그 문제의식만 겉돌고 있을 뿐이고 점점 더 마음 속 허전함을 상대방에 대한 잔인함으로 채워나가고 있을 뿐이다.

공허로 만들어내는 공포와 잔혹함 그리고 분노를 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지 헷갈리게 느껴지기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상적이고 현란한 화면들에 눈길이 빼앗기지만...

결론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작품이 되어버린다.

세련된 편집과 연출은

그리고 인상적인 음악 활용과 영상감각은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을 듯이 작품을 진행시키고 기대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어떤 결과물을 그리고 의견과 의미를 전달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딸의 죽음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저지른 살인

잔혹한 세상과 누군가를 죽였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꽤감만을 쫓는 혹은 허무함을 채우기만 하고 있는 어린 세대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

살인을 의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소년과

살인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소년이라는 다분히 논쟁을 만들려는 설정 까지...

‘고백’은 어떠한 불편함을 안겨주고 있고,

이를 통해서 무언가를 의도하고 있기도 하지만

도대체 그걸 안겨주고 전달해서 무엇을 의도 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별다른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못하고 확실하지 않다. 그저 흐리멍텅하게 피만 튀기고 있을 뿐인 작품이 되어버리고만 있다.

펼쳐놓기는 했는데... 무엇을 하려고는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저 불편함을 안겨주는 것 자체에 몰두하기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위와 같은 고민을 결국 장난스럽게 결론짓고 있는 마지막 여교사의 대사를 통해서 거창하고 어떤 감정과 고민을 담으려고 하려고 했던 이 작품이 그저 얼마나 서로가 서로에게 잔혹해질 수 있는지만을 담고 있을 뿐인 작품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작 그걸 알려주려고 이렇게 모든 것을 낭비해야만 했을까?

이상한 방식과 분위기의 ‘배틀 로얄’을 보는 기분인 것 같았다.

차라리 어떤 것이라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배틀 로얄’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의도도 불분명하고,

그저 인상적인 화면들과 음악들만 기억에 남는 이 작품에 대해서 왜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반성도

의미도

음미도 없는

그런 고백들이었다.

어쩐지 그것은 고백이기 보다는 장황한 자기 주장이나 변명과 같이 보일 뿐이다.

혹은... 이상한 방식의 수건돌리기 같은 느낌이었다. 상대방에게 칼을 찌르는 수건돌리기... 같은 느낌이었다.

참고 : 영화의 주제곡은 라디오헤드 radiohead의 last flower이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곡들은 실험주의 음악을 하는 일본 밴드 보리스 boris의 곡들이다. 요즘 따라 보리스의 음악들을 영화를 통해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보이다가도 한껏 분출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