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진 그의 앨범을 이제야 구입하게 되었고,
너무나 뒤늦게 구입하게 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첫 번째 앨범을 다시금 듣고 있자니 그가 떠났다는 것이 여전히 믿겨지지 않게 된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첫 번째 앨범인 ‘Infield Fly’는 이미 많은 이들이 얘기를 했듯이 절반만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앨범이지만 그 절반이 너무나 멋진 성취로 가득하기 때문에 나머지 절반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앨범이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세상에 토해내는 불만과 부조리는 그동안의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보다 직접적이고 직설적이면서 삶의 일상의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 보다는 바로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
추상적이기 보다는 마을버스나 고기반찬과 같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묘사함으로써 그는 사실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있다. 그게 그의 매력이었고, 그 매력에 많은 이들이 호응했던 것 같다.
세련됨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원하게 토해내는 사운드와 그의 목소리와 좋은 궁합이라는 것에는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요즘 인기를 끄는 보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감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다른 밴드나 싱어송라이터에 비해서는 후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솔직하고 직설적인 느낌의 가사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후련함 또한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후에 발표하는 앨범들이 이 앨범과 같은 멋진 성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 그가 등장했을 때에 비해서는 많이 잊혀지게 되었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서 그를 잠시 잊었던 사람들이 그리고 그를 잘은 몰랐던 사람들도 그를 떠올리게 되고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살아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떠올리고 알았어야 하는데...
너무나 때늦은 관심이다.
참고 : 정작 그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을 때에는 앨범 구입을 미루다가 그가 세상을 떠나자 급하게 그의 앨범을 구입하게 되었다는 것은 많이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