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의 무직자인 샤오 지(Xiao Ji)와 빈빈(Bin Bin)은 절친한 친구이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어슬렁거리며 보낸다. 샤오 지는 갱의 여자친구이자 댄서 모델인 예쁜 차오 차오(Qiao Qiao)에게 접근하고, 빈빈은 그의 유일한 탈출구가 군대라는 것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미래에 대한 불명확한 신념은 이들 두 젊은이들의 사고를 현실과 유리 시켜 버린다. 그리하여 샤오 지와 빈빈은 은행을 털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WTO’와 ‘베이징 올림픽’으로 대표되는...
흔히들 말하는 강하고 거대한 중국과는 대비되는...
중국이 보여주려고 하는 혹은 보여주고 싶은 중국의 모습에서 벗어난 중국의 모습을 보려고 하는 그리고 보여주고 있는 지아 장 커의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애처롭다.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은 처량한 느낌이 들고,
과연 그들이 존재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지금의 중국이 맞기는 한지 의문스러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의문을 갖게 될 정도로 중국은 자신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만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며 보여주려고 하고 있고, 자신들이 보여주기를 꺼리고 감추려고 하는 모습을 애쓰며 감추고 꺼리고 있는 것 같다.
TV를 통해서 자주 우리가 보고 있는 혹은 갖고 있는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중국을 그리고 그런 중국의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임소요’는 낙오되고 뚜렷한 목표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좌절감과 무기력함에 빠져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기 보다는 그저 패배감에 젖어 그 상황에 빠져 있을 뿐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발달된 경제 구역에서 벗어난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지아 장 커의 방식은 여전하고, 그 낙후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는 그의 방식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 공간들은 점점 변해지고 있고, 그 변화 속에서 무기력하게 어슬렁거리기만 하고 있는 혹은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의도와 시도가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은 중국 정부가 짜증스러워 할 것이고,
그와 유사한 과정을 밟았던 우리들로서도 무언가를 환기하고 기억하도록 만들기만 한다.
그렇게 그는 단순히 중국만이 아니라 아시아가 겪고 있는 혹은 겪었었던 과정을 현재를 그리고 추억과 과거를 혹은 기억을 집요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고, 그 결과물을 통해서 우리는 감동의 순간이 아닌 곤혹스러움으로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항상 외면하고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역사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 한없이 묻고 있을 뿐이고,
역사에 묻기(만)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대답은 없고, 대답이 있다고 해도 들을 생각은 없을 것이다.
지아 장 커는 그렇게 묻기 보다는 담아내는 것에 그리고 지금을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보아야 하면서도 보기가 꺼려진다.
무력함과 곤혹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