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형사인 닉 찰스(Nick Charles: 윌리암 포웰 분)는 부유한 집 딸인 노라(Nora Charles: 미나 로이 분)와 결혼한다. 그들은 주말에 뉴욕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거기에서 그들은 도로시(Dorothy Wynant: 모린 오설리반 분)를 만난다. 도로시는 닉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도로시의 아버지는 발명가로 특별한 프로젝트를 위해 은둔했는데 그 이후로 소식이 없는 것이다. 닉은 행복한 은퇴생활을 만끽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스릴을 맞보기를 원하는 노라 때문에 그는 이일에 뛰어들게 된다.”
대실 해미트는 ‘말타의 매’를 통해서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도 꽤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의 작품을 각색한 ‘그림자 없는 남자’도 소설로도 발표되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말타의 매’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보게 된다면 조금은 난감한 느낌이 들기는 하겠지만 약간은 쾌활한 느낌의 탐정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올 것 같다.
하루 종일 술에 취해서 지내는 은퇴한 탐정과 그의 부자 아내의 여흥과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자 없는 남자’는 삐딱하게 본다면 대공황 시절에 빈곤함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음에도 흥청망청 삶을 탕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고, 누군가가 죽었다는 것에 괴로워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그걸 곧 잊고 활기차게 매일을 지내는 알 수 없는 낙관을 바라보게 되기도 할 것이다.
시대를 어떻게 담느냐도 문제겠지만,
어떤 모습만을 보려고 하는지도 문제일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의문을 부풀리는 분위기 보다는 남녀간의 재치와 매력에 집중하는 스크루볼 코미디와 같은 느낌이 앞서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서 보여주는 살인 사건과 해결 과정을 잘 이어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른 코미디 작품들에 비해서 인상적인 매력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코미디를 단순히 코미디로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항상 떠올리게 될 것 같은 작품이겠지만, 그저 흥미로운 영화를 찾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독특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기만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코미디이고 그 과정을 얼마나 비틀었는지만 기억될 것 같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공황이라는 가장 힘겨운 시기에도 얼마나 흥청거리며 지낼 수 있는지 그 계급의 격차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그 생각이 분노보다는 좌절감이 앞설 것 같지만... 그래도 떠올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