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자가 알려주는 첫눈에 반하는 첫 문단 만드는 방법
1챕터의 첫 번째 꼭지(편의상 1-1이라고 표기하겠음)는 저자가 가장 먼저 쓰는 본문 내용이자, 독자 입장에서 본문 중 가장 먼저 만나는 내용이다.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 독자에게 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고 저자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독자를 첫눈에 사로잡고 싶다면 여러 책들의 1-1을 살펴보고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
1. 대중적인 이슈 제시하기
"갑질의 신세계를 봤다. 김무성 의원이 선보인 ‘노 룩 패스no look pass’ 이야기다."
2018년 발행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정문정 저, 가나출판사 발행)의 1-1 ‘갑질은 계속된다,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의 첫 줄이다.
이 책은 무례한 사람들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상대하는 법을 알려 준다. 위의 문장에 뒤이어 김무성 의원이 공항에서 수행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여행 가방을 넘겨주었던 일을 묘사한 후, 이 모습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이유를 해석한다. 이 사건은 워낙 화제가 되었던 데다, 누구나 무례한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있기에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사건 중 나의 주제와 연관된 것을 찾아 도입부에 제시하면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다.
2. 대화체 구사하기
"“난 게으르다.” 이런 혼잣말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혹시 게으름을 일종의 ‘명예 훈장’처럼 생각하는 건 아닌가? 현미경으로 DNA를 확인해 ‘꾸물대는 사람’ 유전자를 본 적이 있는 것처럼."
2019년 발행된 〈결단-자수성가 백만장자들의 압도적 성공 비밀〉(롭 무어 저, 다산북스 발행)의 1-1 ‘당신은 사실 게으른 사람이 아니다’의 도입부이다.
첫 문장을 대화체로 썼다. 대화체는 독자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이 책이 뭔가 재밌는 이야기를 던져 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3. 이야깃거리 제시하기
"독일의 유명한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가 지독한 치통에 시달리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마침 그의 책상에는 한 젊은이가 보낸 논문이 놓여 있었는데, 아무리 읽으려고 해도 통증 때문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2019년 발행된 〈사장을 위한 심리학〉(천서우룽 편저, 센시오 발행)의 1-1 ‘첫 번째 명제_사장의 감정 관리는 기업 운영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의 도입부이다.
독일의 화학자 오스트발트가 치통 때문에 겪은 감정의 기복을 얘기하고 있다. 처음엔 짜증이 나서 제대로 논문을 보지 못하다가 치통이 가라앉은 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논문을 읽었고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는 일화인데, 이를 통해 사람의 행동은 감정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도입부에 이처럼 주제와 관련된 이야깃거리를 제시하면, 독자들은 호기심을 느껴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저자가 실제로 겪은 경험담을 써도 좋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제시해도 된다. 위의 예시처럼 유명한 인물들의 일화를 제시해도 좋다.
몇 가지 도서들을 통해 1-1의 효과적인 도입부 유형을 살펴보았다. 이외에도 책의 핵심 주제를 요약하거나, 핵심 주제와 관련된 유명인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도 있다. 여기서 소개한 방법들이 모두 정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잘 참고하여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도입부 쓰기를 궁리해 보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