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 데이비스를 수식하는 단어는 무궁무진하다. 트럼펫 연주자, 밴드 리더, 혁신가, 고상한, 허영심 많은, 지식인, 훌륭한, 변덕스러운, 천재, ‘멋짐‘의 화신, 심장을 아프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줄 아는 음악인.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영상과 편집됐던 녹음 파일, 보기 드문 사진을 담은 <마일즈 데이비스, 쿨 재즈의 탄생>은 독보적인 재능을 가진 한 남자의 트럼펫 뒤의 삶을 그린다.”
제게 음악은 늘 저주 같았어요
언제나 연주하고픈 욕망을 느꼈죠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이고
자러 잘 때도 생각하고
일어날 때도 생각합니다
늘 저와 함께하고
어떤 것보다도 우선이죠
삶은 모험이자 도전이에요
안전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니죠
하지만 전 늘 저였고
평생 이렇게 살아왔어요
창작을 계속하고 싶다면
변화를 중시해야 합니다
존 콜트레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으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마일즈 데이비스에게로 향하게 됐다. 때마침 그에 관한 다큐가 최근(2019년)에 만들어져 곧장 보게 됐다.
마일즈 데이비스
재즈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를 모를 순 없을 것이다. 모르는 척은 할 순 있겠지만. 재즈에 문외한조차 그를 재즈에 관한 (거의) 모든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으니까. 나 또한 그랬다.
비틀즈가 록/팝을 상징하듯 마일즈 데이비스는 재즈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재즈를 알려고 그의 유명 앨범은 찾아 듣기는 했지만 들어봐도 뭘 어떻게 들어야 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난해하고 어리둥절하기만 했었다. 뭔가 귀를 잡아끄는 순간도 있었지만 당황스러웠고 난감했었다. 이 다큐를 본 다음에도 아직까진 재즈를 어떻게 들어야 할 것인지 아직도 아리송하기만 하다.
’마일즈 데이비스, 쿨 재즈의 탄생‘은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다큐다. 생애를 다루기도 하고 음악적인 부분을 언급하기도 한다. 좀 더 자세히 다룰 필요를 느끼지만 워낙 방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니 전반적인 부분만 다루기도 버거웠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다큐는 그렇게 충실하고 훌륭하다 할 순 없을 것 같다. 무슨 수로 그럴 수 있겠나? 그래도 대략이나마 그의 생애를 그리고 음악의 특징을 알 수 있게 하는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위대한 거인의 업적을 2시간 정도의 시간에 밀어 넣을 순 없을 것이다. 간략하게 알아보는 게 한계고 좀 더 관심이 가게 된다면 알아서 그의 음악을 들어가며 좀 더 자세히 삶과 음악적 궤적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건 그저 밑그림이고 개략적일 뿐이다. 진면목을 알려면 찾아듣고 노력해야 할 게 많다.
Kind of Blue 나 Bitches Brew 앨범을 몇 번 들어는 봤지만 들을 때마다 뭔소린지... 라는 생각만 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들어볼 엄두가 아직 나진 않지만 재즈(그리고 클래식)를 듣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어 언젠간 새롭게 도전해 볼 생각이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삶을 약간이나마 알게 됐으니 조금은 그의 음악이 들려질지도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