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집착의 소용돌이 치정 멜로극
영화 <마담 뺑덕>
영화 <마담 뺑덕>은, 고전 <심청전의 현대판 변형이자 비틀기>를 보여준 치정 멜로극.입니다. 원래 고전에서도 가장 못된 '뺑덕 어멈'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팜므 파탈 vs 옴므 파탈의 대결을 이루어낸 구도인데요. 정우성-이솜 주연작이라는 점과 함께, <남극일기>등을 만들어온 임필성 감독의 간만의 작품이자 그의 색다른 치정 멜로극이라는 점 등 일단 여러모로 눈길을 사로잡는데는 성공한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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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효녀 심청전>을 무려 '치정 멜로극'으로, 그것도 심청이 아닌 마담 '뺑덕 어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변형과 줄거리 비틀기, 또한 눈을 사로잡죠. 눈 먼 심학규= 나쁜 남자 교수 '학규'로, 못된 뺑덕 어미= 순진한 처녀에서 버림받고,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난 '마담 덕이'로, 효녀 심청= 아버지를 위해 또 한번의 악녀 캐릭터가 될 수밖에 없었던.을, 바꾼 설정 역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팜므 파탈 '덕이'
vs
옴므 파탈 '나쁜 남자 학규'
타이틀도 '마담 뺑덕'인만큼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이솜'입니다. 이전부터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로 꾸준히 봐온 여배우인데, 이 작품을 통해 명실공히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순진한 처녀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게되는 그런 역할인데, 단순한 이중적인 역할 같아도 결국엔 '처연함과 애잔함'을 드러나게되는 역할로, 신인 여배우라는 생각으로 보면 꽤나 잘해주었더군요.
상대적으로, 정우성은 본인도 직접 말을 했지만, '덕이의 변화'를 이끌어주는 남자주인공이자 조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쁜 남자이긴 하지만, 캐릭터가 약간 전형적이예요. 대신, 그의 존재와 19금 정사씬에서의 그의 축복받은 피사체의 몸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여성팬분들에겐 큰 환호의 일.일지도요. 하긴 남자인 제가 봐도, 그의 몸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 같더군요. 40대인데 말이죠.
단순하게 보면 영화판 <사랑과 전쟁> or <아내의 유혹>일수도,
근데, 그게 재미나고 결말이 궁금해져.
초반부야, 순진한 덕이를 꼬드겨 이용해먹고 버리는 나쁜 남자 '학규'의 얘기가 변주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예상가능했죠. 제가 재밌어진 부분은, 바로 '청이'의 존재 덕분입니다. 효녀 심청이 캐릭터를 어떻게 바꿨을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이 복수극에서 활용했을지 매우 궁금했거든요. 개인적으로 청이의 활약과 마담뺑덕의 변주적인 결말이 꽤 마음에 들더군요.
사실 단순하게 보면 <마담 뺑덕>은, 영화판 <사랑과 전쟁> or <아내의 유혹>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한테 버림받고, 얼굴에 점만 안 찍었다뿐이지 곁에 나타나 복수하고 하는게 딱 그 설정, 그 재미였거든요.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본다면 '모두의 욕망과 집착으로 파멸까지 가게되는 치정극'으로, 그 끝을 보여준 옴므 파탈 & 팜므 파탈 영화이기도 했죠.
무삭제판인진 모르겠으나 <마담 뺑덕>의 정사씬은 3~4번 정도로, 정우성, 이솜 모두 중요부위만 빼고 다 노출하는 과감한 25금 장면 자체가 그렇게 야해보이진않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연출했다는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하이힐만 신고 벌이는 학규와 덕이의 정사씬>으로.. 순진한 덕이에게 '하이힐'을 사주고 신겨준다는 것은 '그녀의 내적인 여자로써의 성장'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그런 덕이가 학규에게 "나, 안 떨어질거야..절대로."라며 하이힐만 신고 벌이는 씬은, 단순한 정사씬 그 이상의 집착적인 의미가 담겨져있어, 오싹하면서도 또한 상징적이더군요.
화려한 회전목마 위에서 미친듯한 집착과 쾌락으로 빠져 드는 인간욕망을 그려낸 작품
<마담 뺑덕>
<마담 뺑덕>은 쉽게 말하면, '욕망과 집착의 끝'을 보여주는 치정극.입니다. 학규/덕이/청이를 중심으로 각자의 <욕망의 회전목마 위에서 그 끝을 향해 집착적으로 달려가는 영화>죠. 덕이가 '팜므 파탈'이라면, 학규는 나쁜 남자의 전형 '옴므 파탈'입니다. 그걸 각각 이솜과 정우성이 맡았으니 돋보일만하죠.
<마담 뺑덕>은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감독, 배우 모두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도 있고, 고전의 현대식 변형과 더불어 과감한 정사씬 등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는 영화입니다. 영상도 몇몇장면은 아름답기도 하구요. 다만, 몇몇 예상가능한 전개나 결국 멜로극이라는 점, 너무 비약적인 급점프하는 씬 들이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흥미롭게 빠져들고, 마지막엔 결국 "사랑해"라는 그 말을 하기위해 길게 잔인하게 돌아온 학규 & 덕이를 보니 짠~해지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