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에 개구리 소리와/호미숙
개구리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우는 시간. 어둠은 짙고 밤을 맑다.
7월 30일 새벽을 맞이하여 서둘러 경북 의성으로 향하는길 서울은 차츰 날씨가 개는가 싶더니
충주휴게소를 지날무렵부터 굵은 빗줄기는 무섭게 퍼붓는다
고속도로 앞 자량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폭우를 뚫고 의성 빙계계곡에 도착하니 그나마 보슬비가 훝뿌린다.
2020년 7월의 마지막 여행이다.
최근 들어 1박 2일 중에 가장 많은 곳을 방문한 날이다.
경북 의성 명소를 여덟군데나 들렀다.
일행과 호미는 여행을 가면 사진도 많이 찍고 여행지의 모든 것을 담으려한다.
그뿐이랴 이른 아침 휴게소에서 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했는데 오후 네시까지 시간에 쫒겨 점심도 못하고 두번째 여행지인 경북 예천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역속 장소인 활기찬 활체험장에 들러 호미의 국궁으로 다져진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가까운 보물을 찾아 개삼사사적지를 찾고 또다른 석가여래상 보물을 찾아보고 저녁식사를 하러가는데
족발집 두 곳은 포장택배만 가능하고 어떤 집은 잠깐 외출이고 드디어 네번째 식당에서 불고기를 맛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숙박지인 예천 남악종택에 들르기 위해 마트에서 이것저것 주문하고 식당에서 불고기까지 주문해서 오는 길
병암정에 들러 아침과 다른 저녁의 석양을 마주한다. 언제 그렇게 호우를 뿌렸는지 모르게 예천의 길을 뽀송뽀송하다.
계곡을 휘감아돌아 흐르는 물은 벌겋게 훍탕물이 되어 무섭게 흐르건만 해지는 시간에 선사한 붉은 노을은 그저 가슴벅참이다.
그렇게 예천의 남악종택에서 지난번 이용했던 인연으로 종부님의 환대를 받는다.
이번 여행은 갑작스레 이뤄진 상태다. 그래서 숙박도 잡지 못하고 종부님께 방이 없으면 함께 잘 수 있는지 여쭈었더니 무조건 오라신다.
여행할 때마다 새로운 인연을 맺는데 매번 감사하다, 호미는 참 인복도 많다.
오늘 새벽부터 종일 운전해주신 동행한 여행가님께 미안할 정도의 하루 일정이 정말 힘겨울만한 코스임에도 빗길에 안전 운전도 해주시어 호미는 참 편히 하루 일정을 잘 마무리 짓는다.
다행히도 방이 두 개 비어. 호미는 먼저 사용했던 방을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여행가 분도 사실 텐트까지 일부러 준비한 상태였다. 방이 없을 시 마당에 텐트칠 요량이었는데. 종부님께서 방이 있다고 편히 쉬어가라신다.
고택의 종손 어르신과 종부님의 몸에 밴 배려의 마음을 몃본다, 종가댁의 종손으로 종부로 살아온 신념이랄까 방문객을 소홀히하지 않고 대접하고 쉬어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그간 두분의 삶의 철학이시다.
참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분들이시다. 두분의 느린 핸드폰 파일 정리도 알려드리고 여유공간까지 확보해드렸다.
달빛이 스미는 고택의 마루에 앉아 맥주를 나누며 삶에 대한 담소를 나눴다.
지금은 자정을 넘긴 시간 고요함 속에 개구리가 이쪽저쪽에서 이중창을 불러댄다.
긴 하루를 마감하며 호미의 여정을 정리하며 또 내일의 여정을 생각해 본다.
내일은 예천의 몇곳을 들렀다가 충북 단양을 향한다. 내일은 또 어떤 인연을 맺을지 설렘을 먼져 가져본다.
날씨야 화창하면 좋겠지만 어떤 상황이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적이든 아니든 그곳에 머무는 순간 나의 마음이 행복하면 된다.
이제 개구리 소리 자장가 삼아 잠들고 이른 시간 새날의 아침을 맞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