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동작역 1번 출구로 나와 내리막길을 걷는다. 서래섬으로 가는 길은 4호선 동작역, 9호선 구반포역, 9호선 신반포역, 9호선 고속터미널역 이렇게 네 군데나 되는데 잠시 수유 니콘 AS센터에 들렸던 나로서는 동작역이 가까워 선택한 길이었다. 가깝기로 따지자면 구반포나 신반포역이 가깝고, 그것보다 버스가 더 가깝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굳이 환승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동작대교 아래를 지나 한창 공사 중인 플로팅아일랜드를 지나 자전거가 씽씽 달리는 길을 느긋하게 10분 여정도 걸어가자 드디어 노란 유채가 희끗희끗 눈에 들어온다.
작은 다리 하나로 연결된 서래섬에 핀 유채들이다.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반포한강공원에 인공으로 세워진 서래섬은 1983년부터 1986년까지 한강 종합개발을 하며 만들어졌다. 본래는 반포섬이라 하였고, 조선시대에는 기도라 불린 모래섬이었다. 서래섬은 3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자전거도, 인라인스케이트도, 이륜차도 접근할 수 없는 오로지 보행자를 위한 샌착로라는 것이 서래섬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곳에 이렇게 샛노란 유채가 피기 시작한 것은 반포섬이 서래섬이 되고 나서이다. 올해로 8번째 맞이하는 서래섬 유채꽃 축제는 인공의 섬에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아름다운 섬으로 변했다. 덕분에 먼 남도까지 유채를 보러 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즐길 수 있으니 참 매력적 장소이다.
채 빗기가 가시지 않은 변화무쌍한 구름 아래, 바람은 습기를 머금고 있다. 누군가 톡 하고 건들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질 것 같은 그 하늘 아래, 그러나 유채는 어쩜 그렇게 상큼하게 피어있던지 망설이지 않고 뗀 걸음은 환하게 피어난 서래섬 유채로 보답 받는 기분이다.
유채가 넘실거리는 사잇길을 걷는다. 서래섬의 유채가 좋은 것은 그 바로 옆에 한강이 유유히 흐른다는 것, 그 너머로 서울의 랜드 마크인 N타워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유채꽃밭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빨간 모자를 쓴 인형도 있고, 곰돌이 인형도 있고, 음악가 분장을 한 사람과 머리에 빙글빙글 바람개비를 단 피에로도 있다. 세계 어딜 가나 달라지지 않는 개구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이런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나들이객을 위해 애쓰는 저들의 땀방울 덕이다.
구리 유채꽃 축제가 5월 5일부터 5월 8일까지이고, 서래섬 유채꽃 축제가 5월 10일부터 5월 15일까지라고 하니 유채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자면 서래섬으로 향해야 한다. 서래섬에선 유채를 감상하고, 반포한강시민 공원 농구장에서 진행되는 갖가지 체험 행사에 참여도 하고 작은 공연도 즐기고 나서 바로 인근에 있는 노을카페나 구름카페로 가서 저녁을 먹는다면 주말의 데이트 코스로도 딱이다.
더불어 5월 14일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 농구장에서는 프리마켓이 진행된다고 하니 날 좋은 주말 교통편도 좋고, 유채도 보고, 갖가지 체험과 공연, 프리마켓도 구경할 수 있는 서래섬으로 마지막 유채꽃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서래섬 유채 보고 고속터미널역으로 향하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분과 말을 섞게 되었다.
혼자 오신분이셨는데, 고속터미널가시는 방향을 물으시다 어쩌다 나여추 얘기까지 나오고,
결국 녹색여행도 참여하시라는 말까지 나왔다. 혹시 이 글을 보실지 모를 그 분께, 저 정말 절대 영업한 거 아니라며 전하고 싶다. 훗
+ 고속터미널 지하상가가 지금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신발, 잡화, 옷, 액세서리 할 것 없이 다 세일이다.
이유를 보니 5월 31일까지 모든 점포가 정리하고 리뉴얼이 들어간단다.
서래섬에서 유채보고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쇼핑하러 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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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기간 : 5월 10~15일 5일간 - 장소 : 반포한강시민공원 서래섬 일대 - 찾아가기 : 4호선 동작역 1,2번 출구 도보 10분 / 7호선 고속터미널역 8-1,8-2번 출구 도보 10분 구반포역 2번 출구 / 신반포역 1번 출구 : 순환버스 8410번 반포한강공원 주차장 하차 - 홈페이지 : http://www.hangangf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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