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끔, 낯선 곳에 혼자 갈 때가 있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그런 곳에 혼자 가야 한다는 것은 부담이다. 그리고 그 곳에 가서 식사는 어떻게 할지, 혼자라는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머릿속은 복잡해 지기 마련이다.
  최근 나는 시험준비를 하느라, 혼자인 생활을 조금 오랫동안 한 적이 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공부를 하고,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가끔은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내가 혼자인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물론, 혼자인게 좋은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들은 예외로 하자)

여행에 있어서 혼자라는 것은 오히려 플러스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혼자 여행을 할 때는 여러명이 여행을 할 때보다 많은 사람들과 접할 수 있다. 물론 그 중에는 사기꾼들도 있으니 주의해야 겠지만, 혼자 여행을 다닐 때 얻는 묘미중 하나가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장점이 아닐까?


2. 
  그는 시리아(Syria)에 가기 위해, 이스탄불에서 기차를 타고, 남부의 대도시 아다나(Adana)로 갔다. 아다나에서 터키 알레포(Aleppo)로 가는 기차가 있다기에 그 기차를 타기위해서 말이다.  이스탄불에서 기차 시간을 알아 봤을 때, 아다나에 도착하고 바로 몇 시간 뒤 야간열차로 알레포로 갈 수 있다고 했기에,  아다나로 무작정 떠났다. 그리고 아다나에 도착했고, 그는 곧바로 매표소를 향해 갔다.
  매표소의 직원은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주었다. 오늘 밤 기차는 없으며, 내일 밤에 알레포로가는 기차가 있다고 한 것이다. 그 날밤은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연히 노숙이나 하지뭐 라는 생각으로 굳혀졌고, 배가고프니 배나 채우자라는 생각에 그는 역 앞 식당가를 서성였다.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역 앞의 식당은 비쌌고, 음식이 맛이 없어 보였다. 그는 그래서 역에서 좀 더 떨어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역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변에 몇 개의 식당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몇 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곳이 눈에 보였다. 그는 그 곳을 향해서 걸어 갔다.


3. 
  그가 다가간 곳에 네 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격도 적당해 보였고, 먹는 걸 보니 맛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식사를 하던 터키애한명이 그가 들고 있던 잠베(아프리카 전통악기, djambe)를 가리키며, 악기를 치는 시늉을 했다. 그는 그 악기를 들어 보이며, 칠줄 아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 악기를 건넸다. 그는 역시 악기와 음악은 국경을 초월해서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악기를 다시 돌려 받아 잠깐의 연주를 했다. 식당 종업원이 뭘 먹고싶냐고 묻자 그는 테이블을 가리키면서 접시에 있던 신기하게 생긴 케밥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고, 그가 시키지 않은 다른 여러가지 음식들도 나왔다. 이건 뭐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깨끗하게 그 음식들을 먹어 치웠다. 그리고, 테이블의 네명과 종업원은 악기를 가운데 둔 채 담소를 나누었다. 담소라기엔 다시 바디랭귀지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말이다.


4. 
  식당의 테이블에 있던 한 남자가 아다아에 왜 왔냐고 묻자 그는 알레포에 가기 위해서 들렀다고 말했다. 그럼 오늘 밤은 어디서 자냐고 묻자, 그는 사실 노숙한다고 말하기가 좀 민망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아다나에는 게스트하우스도 없었고, 호텔의 가격은 엄청나게 비쌌다.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다나에는 고급호텔 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중 한 사내가 그에게 제안을 했다.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5. 
  그는 고민을 했다. 이 자식들이 나를 어디에 데려가서 폭행을 하고 내 돈을 다 뺏아 가면 어쩌지? 그들은 네명이었고 나는 혼자 였다. 덩치도 전부 나만했다. 처음에 그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같은 집에 살고 있으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학생이라고 했다. 그래 나도 학생이다....................................
  그리고 잠시 뒤, 그는, 그들의 집에가서 오늘 하룻밤 머물겠노라고 말했다. 심사숙고 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도 했으나, 정말, 그들이 강도짓이라도 했으면 손해였을 테지만, 결과적으론 그들은 정말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6.
  테이블의 네 남자는, 그가 먹은 음식값까지 모두 계산을 했다. 그리고 한 남자의 차에 타라고 하면서 그를 차에 태우고, 그들의 아파트를 향해 떠났다. 그 곳은 터키 아다나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네 명의 학생의 자취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