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걸음으로 몇시간을 흑빛 돌담을 따라 걸어 우도천진항에 도착하였으나

이제부턴 우린 바삐 움직여야 했다. 길안내판을 따라 곧장 돌칸이 해변으로 발걸음~

'돌칸이'?? 해안가의 움푹 들어간 모양새가 마치 소나 말에게

먹이를 담아주는 여물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

저 멀리 아득히 보이던 우도봉 정상과 등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려 했지만...

푸른 초원에서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는 어미소의 모습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어

갈길 바쁜 여행객은 아쉽지만 우도천진항으로 컴백해야 했다네.ㅠㅠ

돌칸이에서 우도여행 마침표...

 우도 천진항에 도착해 주변을 돌아보다가 잠녀상과 우도해녀항일운동 기념비앞에서...

 길 안내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잠녀의 집이 나오고...

코끝을 간질이는 짙은 바다 내음과 함께 길 양편에 활짝 핀 꽃양귀비가 낯선 여행객들을 반겨 준다.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니 예쁜 꽃앞에선 마음도 환해지며 시간에 쫓기는 마음도 잊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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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푸른 바다 건너로 성산일출봉이 아스라히 보이고 우도봉의 초지와 등대도 한눈에 들어온다.

우도봉 남쪽 해안인 돌칸이 해변에서 바라본 우도등대와 괴암절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경사진 길을 오르다 넓직한 현무암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우도의 지석묘(고인돌)를 만났다.

해안가 시멘트 포장된 길의 한복판에 돌담으로 테두리를 해 놓아서 금방 눈에 띈다.

 선사시대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 선사시대 역사 고증에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단다.

돌칸이 주변으로 우도와 성산을 오가는 유람선이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모습이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해안 가득 검은색 몽돌이 깔려 있는 톨칸이 해안은 짙푸른 바다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멋을 풍긴다.

바로 코앞에 우도봉 정상이 보이고, 우도 등대도 보이건만... 주어진 시간 앞에 우도봉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불가항력.

넓은 초원안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어미소의 평화로운 모습에서 위안을 얻어 우도천진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네.ㅠㅠ

하산길에도 해안로를 따라 깊고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는 누구나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오후 6시 마지막 배를 타고 성산항으로 돌아오는 잠깐동안이었지만 장난기가 발동...

 영화 '타이타닉' 의 한 장면처럼 양팔을 양옆으로 쭉~ 뻗고 기분을 좀 내어 봤다네.ㅋㅋ

그러고보니 우도의 자랑거리 우도 8경은 한곳도 구경을 못하고 말았네. ^ ^

반면 제주 본섬에서 만끽할 수 없는, 우도만의 독특한 자연경관과

독특한 생활문화가 살아 숨쉬는 우도의 속내를 보고, 만지고, 느껴서 뿌듯~

다음에 오게 되면 꼭 순항버스를 타고 우도 섬일주를 하고 말 것이야.^ ^

다시 시동을 걸고 웅장한 동부해안을 보러...

성산~ 종달~ 구좌~ 김녕~ 조찬해안도로를 달리면서는 너무 피곤해서 차안에서 눈으로만 풍경을 즐겼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서부와 달리 해가 뜨는 동부 해안도로는 척박한 자연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

아름다운 서부와 너무도 다른 거칠은 동부해안도로에서 더 섬다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구나 할까...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하도리 철새도래지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연간 50여종 이상의 철새가 날아들어 겨울나기.

아직은 봄이라 철새가 자기 고향을 찾아 떠나가고 없지만, 늦가을부터 겨울 내내 온 천지는 철새들의 세상이 된다고 하니...

김녕-행원 해안도로에서 만난 거대한 바람개비들...

동부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잠시 차를 세워두고 조용한 해변을 감상하며 쉬어가고 싶은 곳이 곳곳에 눈에 띈다.

저멀리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고요한 해안가 풍경에 매료되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고 봐야지.

김녕~ 행원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만난 TV광고에서 자주 본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길!

멀리서 바라 본 흰색 풍력발전기는 평화로운 해안가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낭만적이기까지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선 거대함에 놀라 울렁증과 함께 뷰 파인더에 엥글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봐야지.ㅋㅋ

거센 바람을 타고 힘차게 수많은 바람개비들이 돌아가며 전기를 만들어내 제주 전 지역에 전기공급을 한다.

바람이 많은 제주의 지역적 특성과 딱~ 어울리는 최상의 청정 대체 에너지 활용 방안이 아닌가 싶다.

우울한 저녁을 먹고 용두암을 보러...

 동부해안도로 드라이브를 마치고 제주시로 들어오니 초저녁~ 배가 엄청 고팠다.

안내책자를 뒤져서 용두암 해안 부근에서 해물탕을 먹기로 하고 맛집을 찾아 나섰다.

서울서 맛보기 힘든 여러가지 해물이 잔뜩 들어간 싱싱한 해물탕을 기대했었는데...

책자와 달리 빈약한 내용물을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던 기억이...

 
제주시내 북쪽 바닷가에 있는 용두암은 높이 10m 가량의 바위로

오랜 세월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겨 빚어진 모양이 용의 머리와 닮았다 하여 용두암이라 불린다.

전설에 의하면 용 한마리가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달아나자 화가 난 한라산 신령이 활을 쏘아

용을 바닷가에 떨어뜨려 몸은 바닷물에 잠기게 하고 머리는 하늘로 향하게 하여 그대로 굳게했다고 전해진다.

 제주시에 도착하니 이른 초저녘~ 해물탕으로 허기진 배를 달랜 후

바로 지척에 자리한 용두암을 둘러봄으로써 제주여행 셋째날의 일정이 끝났다.

숙소로 가는 차속에서 하루 일정를 되새기며 언제고 다시 한번 우도를 찾으리라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