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은 하나다....
이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는 것일까.
몇몇 제주인에게 시간이 없어서 모든 코스를 둘러볼 수 없을때 코스 추천을 부탁하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
1코스에는 올레의 정신이 숨어있다.
시흥리와 종달리가 함께 있는 1코스는 그래서 시작과 끝이 함께 한다는 의미라는 것...
그런 얘기를 듣지 않았다해도 어차피 나의 목표는 1코스가 시작이다.
설레는 맘을 안고 픽업 차량에서 내려 시흥초등학교 앞에 섰다.
드디어 나도 올레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구나....
잠시 긴장을 풀기위해 심호흡을 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아마도 오늘 1코스를 무사히 완주하면 그 다음엔 무서울게 없을것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리 단순하진 않다.
이 목장 문 앞에서 거꾸로 길을 가다 다시 되짚어 오기도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길가에 표지석 하나도 예사로워 보이질 않아 눈을 크게 뜨고 집중을 하며 걷는다.
1코스 시작 무렵의 이 밭길들은 포장도 되어있지 않고 평지라 내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런 길을 얼마만에 걷고 있는지 지금 내게 주어진 행운에 마냥 설레기만 하던 순간이었다.
이제부터 평지는 끝나고 오름길이 이어지는 시작점이라 잠시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침용 주먹밥을 먹으며 에너지 충전을 하던 곳이다.
오름길 계단 사이로 작은 들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서 힘든 걸음을 멈추고 미소를 짓게 해주던 곳이다.
목장 길 언덕에서 바라본 아랫마을...
한폭의 그림같다.
오른쪽 멀리 바다가 보이고 한가로운 바람이 마냥 좋기만 하다.
올레꾼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 사이로 소가 함께 하고 있는 풍경...
도시 어느 곳에서 저런 평화를 맛볼 수 있으리오...
올레길을 걷는 동안 가장 반가웠던 파란 올레싸인
잠시 길이 헷갈릴 때 저 싸인을 발견하면 세상에 외국에서 뜻하지않게 친구를 만난것보다 더 반가운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