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크트 길겐에서의
히치하이킹으로
떠들썩하게 입성한 짤츠부르크.
우여곡절 끝에
오게된 곳이니
더 옹골차게~!
보고 가자구~~
호텔을 나와
열심히 걸어 걸어 찾아간 곳은
바로 중앙역 인포센터~!
이 짤츠부르크 카드를 구입하기 위해서~~
우리 셋은 하루짜리 짤츠 카드를 샀는데
1인당 24유로씩.
교통수단 포함 (버스) ,
짤츠부르크의 주요 관광지들의 입장료가
이 카드 하나면 패쓰~~
음악회나 공연 할인도 가능하니,
하루 이상 머문다면
주저하지 말고 질러질러~~
짤츠 카드를 들고
가장 먼저 올라탄 이 알록달록 버스.
'Bring colour into your life'
내인생의 칼라라...
뭐..
찌든 회색정도?ㅋㅋㅋㅋㅋ
(나도 화사한 핑크색 이고파요~~)
중앙역에서,
버스로 세 구역 정도만 가니
우릴 만기는것은~
]
미라벨정원~~~
꺄오!!
햇살이 눈이 부시게 내리쬐는 날..
꽃들이 만발한 정원..
이건 뭐
내 스톼일이야~~~!!!!
정원의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니,
노오란 꽃이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잔디밭에 새초롬히 자라고 있고,
저 멀리 대성당과
호엔 짤츠부르크 성 까지 보인다~~
미라벨 성의 안뜰에 자라고 있던
붉은 장미들..
너무 흐드러지게 피어서
'이게 장미야?'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가시가 있고, 향도 장미향이 나니..
장미로 인정~!
ㅋㅋㅋ
붉은 장미만 보면
또 한번 이성을 잃는 우리의 여사께선
여기서 찍어봐라~
저기서 찍어봐라~
찍사 딸에게
요구사항이
아주 많아진다..-_-
처음 정원을 들어올 때 부터
음악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더니
안쪽으로 들어오자,
저 멀리
빨간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주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기로 가보자~!!
클라리넷,
오보에,
플룻,
트럼펫,
트럼본,
호른..
관악기로 구성된 미니 오케스트라가
나무 그늘이 드리운 정원의 한쪽에서
연주를 시작하고 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흥겹게
백발의 지휘자 할아버지는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가는 정원인데다,
화창한 날씨까지 고려 해서 인지
밝고 경쾌한 곡들로만 연주하는
100점짜리 센스를 보여준다~
(동영상 화질이 좀 구리죠..?ㅎㅎ)
룰루 랄라 신나구나~~!!
음악소리가 점점 더 크게 퍼지자,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고
한 곡이 끝날때 마다
큰 박수로 호응했다.
반짝반짝 눈부신 햇살.
경쾌한 음악.
아름다운 꽃과 정원.
삼박자가 일구어 내는
환상의 조화.
과연 '음악과 자연의 도시' 다운 면모를
아낌없이 발휘하는
짤츠부르크다♡
음악소리를 뒤로하고
정원의 안쪽으로 좀 더 걸어들어가니
어랏~! 이 풍경은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인데~~~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장면
뒤에 분수와 성이 보이는것이 똑같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정원에 노랑, 보라색 꽃들 대신
빨간 꽃들이 좀 많이 들어서고,
뾰족한 낮은 나무들이 몇 그루 더 심어 졌다는것?^^
(마우스 스크롤로 왔다리 갔다리 하며,
숨은그림 찾기 하고 계신가요?^^)
핑크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에서
내 친구 루이지도
화알짝~ 웃는다.^^
샤프베르크에 이어,
또 한번 보게 되는 원색 물감의 조화.
빨강 초록 파랑
이번엔, 은은한 아이보리 까지^^
미라벨 정원!
딱 맘에 들었어~~^^
정원을 빠져나와
두번째로 찾아간 곳은?
모차르트 하우스.
대부분 관광객들이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에는 많이들 찾는데
이곳엔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곳 이라 해서
기대는 접고^^
어차피 짤츠카드에
입장료와 오디오가이드 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편안한 맘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모차르트가 썼던 악보와
끄적끄적 하던 여러 습작들..
그의 가족사진과
책 들이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모차르트 생가에도 가게 되지만,
난 개인적으로
오디오 가이드도 공짜로 빌려주는
여기도 좋은것 같다.^^
미라벨 정원에서 부터 시작된
음악도시 탐방
필 제대로 받은 김에,
아빠에게 로밍문자로
"모차르트 하우스 왔는데
CD 뭐 필요한거 있나요?"
물어서
아빠를 위한 음반도 하나 골랐다.
14시간 떨어진 한국에서
날라온 문자.
아빠가 선택한 것은
'레퀴엠'
여러 지휘자 들의 음반 중
'솔티' 를 선택했다.^^
음반 한장 사들고,
세번째로 향한 곳은
모차르테움.
이곳 역시
짤츠카드에 포함된 곳인데,
내부로 들어가려 했더니,
오늘 저녁 공연 때문에
리허설이 한창이라
내부 관람은 불가능 하다는...
멋지구리한 외관만
카메라에 담고
도시를 끼고 도는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보자~!
그렇게 5분 여를 걸어가고 있을때
나의 레이더 망에 포착된 것은
짤츠부르크의 자허 호텔!!
짤츠부르크에도
자허 호텔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비엔나 자허에서
멜랑쉬와 자허토르테를 먹었으니
여기선 찾으러 다니지 말아야 겠다 했는데
이렇게 쉽게 눈에 띄어 주시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순 없는법!
비엔나에서 먹었던
자허토르테가
처음 한 입은 맛있는데,
나중에 갈수록 좀 질리는 감이 있어서
이번엔
젤 작은 녀석으로 골랐다.^^
잠시 잔디밭에 앉아서,
토르테와 함께
빵과 바나나를 먹으며 휴식!
그렇게 열심히 먹고 있는데
한 무리의 관광객이 우르르르 우리쪽으로 몰려오는것이 보였다.
' 아.. 빵먹고 있는데.. 그냥 지나가면 안되겠니?
누나 좀 챙피하다..-_-'
나의 속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열심히 우리쪽으로 돌진하던 가이드는
우리가 앉아있던 잔디밭 뒤를 가르키며
독일어로
뭐라뭐라 ㅆㅘㄹ라ㅆㅘㄹ라~~
떠드는데
그의 말속에서 우연히 포착하게 된 한 단어
"................ 카라얀..........."
카라얀?
엥?
고개를 돌려보니,
지휘자 카라얀의 동상이
떡 하니 서있는거다.-_-
"나 라얀 오빠 집 앞에서
빵 먹었어요~
근데 지나가는 가이드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그것도 모르고
무식하게 빵만 먹고 일어설 뻔 했지 뭐예요~~"
참 무식이 죄다.
먹을것에 눈이 멀어
천재 지휘자의 동상과
그의 생가가 있던 잔디밭에서
멋도 모르고
빵만 우그적 거리며 먹고 있었으니..ㅎㅎㅎ
카라얀은
좀 전에 들렀던
모차르테움 대강당 연주회에서 데뷔한 이후
굵직 굵직한 공연의 지휘자로
맹활약 했는데
1985년엔
로마 성 베드로 성당에서
빈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연주를 지휘하기도 했다고 했고,
우리나라엔
1984년 베를린 필의 내한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했다 한다.
나치당에 입당한 것으로도 알려진 지휘자 카라얀.
당신을 카스테라 빵과 함께 만나게 되다니
어쨌든
반갑스무니다!!
자허토르테와
빵과 바나나를 열심히 먹어 치운 우리는
본격적으로 강을 건너 가보기로 했다.ㅋㅋㅋ
회색빛 구름이 스멀스멀 올라오는것 같아서
살짝 걱정했지만,
햇볕 내리 쬐는걸로 보아
오늘 날씨는 계속 쾌청할것이야!!
강의 반대편으로 들어서 우리는,
짤츠부르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는
전망대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역시 카드로 무료 입장)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니
꼬맹이 셋이
동전을 넣었다 뺐다 하며
장난 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짤츠부르크에 와서 인지
보이는 꼬마들은
죄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애들같다.^^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강 주변에 있는 집들은,
체코나, 폴란드에서 보던
갈색 지붕이 아니라
회색이나 하늘색 지붕들이라
멀리서 흐릿하게 보면
아주 잘 발달된
상업도시의 전경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또 어김없이 보이는
대성당과 호엔짤츠부르크 성.
어랏!
이 장면도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인데~~~
이곳 역시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한 곳.
저 뒤로 보이는
산 등성의 외곽 라인마저
지금과 너무 비슷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영화가
'음악' 이란 소재를 다루는 영화인데,
많고 많은 유럽의 음악도시들 중
독일이나.. 비엔나가 아닌,
왜 그 촬영지가 짤츠부르크 였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갈것 같기도 하다.
골목 골목 들어설때 마다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과
청아한 '마리아' 의 이미지
게다가
축복받은 자연경관까지..
미국 출신의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영화 촬영지 선정을 위해
여러 도시들을 방문하다가
짤츠부르크에 도착했을때,
손으로 두 무릎을 치며
'옳거니!!' 하며
환호를 질렀을 거란,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이제 전망대까지 올라와 봤으니,
게트라이데 거리를 지나
저 꼭대기 성으로
올라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