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것을 부인하는 이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최근 다녀온 인도여행은 단지 일주일. 타국에서의 일반적인 해외여행과 비교해 보면 그리 짧지 않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라는 거대한 땅덩어리 앞에서는 그저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7일간의 성지순례 기간 동안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인도 문화를 직접 호흡하고자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원색의 유혹

흔히들 미술학도들이 프랑스, 뉴욕,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다지만 그 배움의 종착역은 인도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도 특유의 아름다움 색감 때문이리라. ‘인도’ 하면 가난하고 어두운 나라로 생각되기 쉽지만 그런 주위의 공기를 밝게 빛내며 무지개색 사리를 입은 인도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이런 색감에 대한 그들의 본능적인 감각때문일까. 가난한 도시든 부유한 도시든 관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초보자의 사진도 작품이 된다.

-IT 강국의 꿈나무들

인도 성지순례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이 구걸하는 모습이다. 구걸하는 아이라기엔 너무나도 예쁜 얼굴과 능숙한 영어, 총명함이 깃든 눈동자가 기자의 맘을 짠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고생을 한 탓인지 주름 없는 얼굴임에도 눈빛에서 인생의 깊이가 느껴진다. 이들은 이미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서 일인지 미소만큼은 누구보다도 해맑다.

하지만 인도에 이런 어린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상체만한 가방과 교복을 입고 열심히 학교에 다니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방문한 쿠시나가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오직 햇빛만 가릴 수 있는 천막 아래서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자신들과 다르게 생긴 동양인들이 나타나자,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는 아이, 발표라도 하듯 벌떡 일어나 경례를 하는 아이,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 등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을 뒤로 하고 마을길을 따라 걷자 'college'라는 글자가 보인다. 하지만 대학교라기엔 모든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얼굴도 앳됐다. 우리 일행이 대학교 주변의 한 학생에게 질문을 하자 그 주위 모든 학생들이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에워싸 마치 군부대에 온 느낌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들은 외국인들에게 무척 호기심이 많은 편. 반응이 적은 우리 일행에 슬슬 흥미를 잃은 학생들은 금세 사라지고 분위기는 사뭇 진정됐다. 주위를 둘러보니 작은 서점과 문구들로 즐비한 것을 발견, 이제야 여기가 대학가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에서 조기유학의 새로운 데스티네이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교육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인도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월등한 암기력을 자랑한다. 구구단도 20단을 기본으로 외울 뿐 아니라 웬만한 곱셈은 계산기 없이도 가능하다.

역시 0과 무한대의 개념을 생각한 인도답다. 그래서 인지 인도는 기초과학교육이 탄탄하고, 선호도도 높아 공대 졸업생이 한 해 평균 40만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인도인끼리도 통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언어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영어는 필수과정. 이런 복합적인 과정들이 인도를 IT 강국으로 만든 원인일 것이다.

다시 인도 학생들의 얘기로 돌아오자. 그들에게선 우리와 다른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여학생들의 교복이 그것. 어느 지역을 가도 마치 개량 한복처럼 그들의 사리를 변형한 형태를 띄고 있다. 교복에서마저도 자신들의 전통을 사랑하고 지키는 인도인들의 마음이 그대로 나타났다.

[이것만은 꼭 타보자]
인도의 도로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모든 종교를 포용하는 인도인들의 넓은 아량 때문일까. 인도의 도로에는 차 뿐 아니라 소, 낙타, 자전거 등 거의 모든 것들이 다닐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런 점이 운전자에겐 짜증으로 다가오지만 여행자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모험의 시작. 인도 특유의 교통시설을 이용하며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를 달려보자.

▲통가: 말이 끄는 마차. 소도시나 성지등지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뒤에는 여러명이 함께 탄다. 그외 콜까타에는 사람이 끄는 인력거가 있으며, 관광마차 등도 있다.

▲사이클릭샤: 세발 좌석자전거. 앞에서 자전거를 끄는 사람이 타고 뒤에는 2~3명이 탈 수 있는 좌석이 있다. 이 사이클 릭샤를 끄는 사람을 ‘릭샤왈라’라 한다. 이 릭샤왈라와도 택시타기처럼 타기 전에 분명한 흥정을 해야 한다.

▲오토릭샤: 스쿠터, 오토라고도 부르는 이 오토릭샤는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3륜차다. 사이클릭샤보다 빠르고 택시보다 좁은 길도 갈 수 있어 기동성이 있다. 보통 4~5명이 타는데 가끔은 7~8명까지 타고 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오토릭샤도 택시처럼 미터기로 요금계산을 한다.

▲버스: 인도 곳곳 어디든 버스 노선이 연결된다. 하지만 도로 사정이나 버스 상태로 봐서 기차보다 불편한 건 사실. 하지만 별로 기다지리 않고 쉽게 표를 구해 이동할 수 있는 것이 버스 여행의 장점이다. 특히 남인도에서는 기차보다 버스가 훨씬 다양하다. 장거리 시외버스의 경우, 예약이 필요할 때가 있다.

TIP-버스 이용, 이렇게 하면 고민 끝

버스스탠드라 불리는 버스 정류장에서 티켓을 구매한다. 만약 정류장에 일찍 도착한 경우에는 예약표만 줄 때도 있다. 표를 구입한 후 안내소에서 탑승장을 확인하면 된다.

버스에 탑승 시 자신의 짐이 곤란하다면 버스 지붕 위에 묶어두는 것도 버스의 최대 활용법이 되겠다. 때론 짐꾼이 버스 지붕에 승객의 짐을 올려주기도 한다. 짐꾼이 짐을 챙겨주더라도 반드시 묶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