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를 영해까지 달려 만나고 돌아오는길~
영해에서 영양을 넘어 창수면 갈천리에서 아름다운 누각을 만났다.
구불구불 깊은 골짜기라 여겨지는 창수면의 그길을 달리다 만난 화수루(花樹樓)
짙은 흙벽의 색이 깊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잠시 화수루에서 쉼호흡을 해본다.
화수루(花樹樓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82호)는 안동권씨 문중의 재사 건축물이다.
안동에 안동권씨 재사가 있지만 이곳에도 안동권씨의 독자적인 재사가 있는것으로 보아
그세를 짐작할수 있을듯 하다.
단종의 외숙부인 권자신(權自愼 ?~1456)공이
단종복위를 도모하다 화를 당하고 공의 아들이 이곳으로 유배되어 터를 잡은 이후
영덕에서 세를 넓히게 되었다 한다.
세월의 깊이를 눈으로 훑어낼수 없지만 그것을 짐작하려 애써본다.
1676년 창건되었으나 화재로 소실되고
숙종19년(1693)에 다시 지었다 한다.
누각안으로 들어가 볼수 없어 틈으로 안을 들여다 본다.
안채는 낮고 폐쇠적인 아늑한 공간일거라 짐작하고 기웃거림을 거두었다.
앞쪽의 높은 누각에 비해 안채는 낮게 되어 있다.
올망졸망 몸을 기대고 아름답게 자리잡은 기단이 유난히 맘을 끈다.
높은 누가 있지만 왠지 소박하고 친근한 인상이다.
고급스런 회벽이 아닌 친숙한 흙벽이여서인지도 모르겠다.
뒷쪽으로 한바퀴 돌아본다.
ㄷ자형의 안채가 나즈막이 화수루를 마주하고 있다.
화수루 옆에 자리잡은 갈천동초가(葛川洞草家 경상북도민속자료 제2호)
이 까치구멍집은 화수루의 부속건물로 고지기 역할을 한듯하다.
산간지방의 추위에 대비한 까치구멍집으로 폐쇠적인 구조로
집안에 모든 기능을 들여놓았다.
춥고 바람이 많은 지역에서 추위를 이길수 있도록 지은 겹집이다.
집안에서 모든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기의 배출과 환기를 위해 지붕합각에 구멍을 낸 것이다.
화수루를 지키는 초가가 있어 깊은골짜기 그리 을씨년 스럽지는 않다.
우연히 만났지만 화수루의 멋진 풍모는 잊을수가 없다.
높다하여 멋진것도 낮다 하여 아름답지 않는것도 아닌
딱 알맞은 모습과 크기로 여전히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는 화수루가
창수면 어느길가에서 오가는이의 발길을 잡아 잠시의 쉼터를 만들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