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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를 삶으며 / 강우식 뚜르 23.01.24 14:19:38 159읽음

 

시래기를 삶으며  강우식

 

아내는 김장을 하면서

남은 채소들을 모아 엮어

아파트 베란다에 매달았다.

시래기 타래들이 20층

허공에 있는 것이 신기해선지

겨울 햇살도 씨익 웃다 가고

바람도 장난꾸러기처럼

그 몸체를 마구 뒤흔들었다.

오늘은 고요히 눈이 내리고

왠지 어릴 때 어머니가 끓여 주던

시래깃국 생각이 간절하여

배추잎, 무청들을

푹 삶아서 푸르게 살아난

잎새들의 겉껍질을 벗긴다.

겨울 해는 내 인생처럼

짧기만 한데

나이 들수록 돌아가고픈

옛날이 있다.

- 강우식,『별』(연인, 2008)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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